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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상처는 주고받았는데, 득 보는 이가 없다.
지난 19일 이소라는 개인 계정을 통해 기은세의 SNS 글을 박제, "네? 이거 뭐죠?"라며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은세는 해당 글을 통해 유튜브 채널 '슈퍼마켙'의 새 콘텐츠 '은세의 미식관' 론칭 소식을 알리며 "요리와 토크가 있는 '은세의 미식관'은 이소라의 '슈퍼마켙' 자리를 받아 시작되었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개설한 '슈퍼마켙 소라' 채널은 슈퍼마켓 사장이 된 이소라가 지인들을 초대해 대화를 나누는 토크쇼로, 첫 회에서는 전 연인 신동엽과의 만남이 성사돼 큰 화제를 모았다. 해당 영상은 티저 260만, 본편은 800만 조회수를 돌파하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다. 이후 성시경, 서장훈, 한예슬, 이효리, 엄정화 등 이소라의 인맥을 총동원한 화려한 게스트 라인업이 이어졌고, 지난 6월 배우 수현 편을 끝으로 시즌을 종료했다.
당시 제작사 메리고라운드컴퍼니는 "1화부터 뜨거운 관심과 응원으로 시작된 슈퍼마켙 소라가 이번 회를 끝으로 시즌1을 종료하게 됐다. 그동안 '슈퍼마켙 소라' 채널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신 구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약 5개월 후 제작사는 기은세를 필두로 한 '은세의 미식관' 론칭 소식과 함께 기존 '슈퍼마켙 소라' 채널명을 '슈퍼마켙'으로 변경했다고 알렸다.
그러나 이소라는 위 사실을 전혀 몰랐다는 반응을 보였고, '무통보 하차'를 당한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이소라가 직접 게스트를 섭외해 가며 채널을 키운 만큼 "예의가 아니"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이에 제작사 측은 "입장 없다"며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했다.
논란이 가중되며 기은세에 대한 비난 여론이 조성되자 제작진은 뒤늦은 해명을 했다. "'슈퍼마켙 소라'는 시즌제 개념으로 시즌1을 마무리한 후 다음 시즌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 하지만 이소라에게 해당 내용이 사전 전달됐는지, 무통보 하차에 관한 내용은 쏙 빠진 입장문으로 누리꾼들의 공분을 샀다. 기은세는 "이소라의 '슈퍼마켙' 자리를 임대받았다"고 글을 수정했다.
'은세의 미식관' 첫 티저는 이소라가 의문을 제기하기 전인 지난 10월 28일 공개됐다. 조회수는 2만. 배우 이시영이 게스트로 출연한 첫 회는 조회수 28만을 기록했으며, 솥밥 레시피 영상은 3천에 그쳤다. 비교적 최근 공개된 정지선 셰프가 출연한 영상은 조회수 43만이다. 이소라의 초반 화력과는 비교할 수 없는 수치며, 시즌1 종료 직전 조회수와 비교해도 유의미한 반등은 없는 상황이다.
최근 박소현은 tvN STORY '이젠 사랑할 수 있을까'에 출연해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하차 심경을 밝혔다. 박소현은 "26년 동안 했는데 많이 슬펐다. 섭섭한 마음이 컸다. 26년간 매주 봤던 동료와 헤어지는 게 엄청 힘들었다"며 "그 프로그램을 계속했으면 이 자리에 없었을 수도 있다. 오랜 만남이 끝나니 새로운 만남에 도전한 걸 수도 있다. 공허함은 오래 가더라"고 털어놨다.
앞서 유튜브 채널 '비보티비'에서 절친 송은이는 꽃다발을 선물하며 박소현의 하차를 위로했다. 이에 박소현은 "올해 '세상에 이런일이'가 끝나서 마음이 안 좋았다. 임성훈 선생님이랑 나랑 26년을 진행했으니까 너무 데미지가 세게 왔다"고 고백했다. 송은이는 "평소 박소현은 그런 것에 데미지가 별로 없는 사람"이라며 놀라기도.
1998년 첫 방송한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지난 5월 26년 만의 휴지기에 돌입했다. 5개월간의 재정비 후 '와!진짜? 세상에 이런일이'로 프로그램명을 변경, 10월 방송을 재개했다. 기존 MC였던 임성훈과 박소현이 하차하고 전현무, 백지영, 김호영, 김용명, 우주소녀 수빈이 새 MC로 합류했다. 제작진은 '새로운 경쟁력 확보'를 내세웠다. 기존 방송보다 확장된 소재와 다양한 인물을 소개하고, 기존 15분가량의 VCR의 형식을 탈피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각양각색 MC들의 토크가 버무려져 한층 풍성한 재미가 기대된다. 기존과는 다른,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순간포착 세상의 이런일이'는 지난 1월 폐지 반대 운동까지 벌어질 정도로 고정 시청자층이 단단한 프로그램이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MC들과 시청자들의 유대감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폐지 반대 운동의 의의는 기존 프로그램 기조를 유지하는 데 있었으나, SBS는 프로그램을 살리는 대신 변화를 택했다. 마스코트와도 같던 임성훈, 박소현의 교체 소식에 시청자들은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순간포착 세상의 이런일이'는 올해 1월부터 막을 내린 5월까지 4~2%대 시청률을 유지했다. 새롭게 돌아온 '와!진짜? 세상의 이런일이'는 첫 방 시청률 4.7%로 시작해 2회부터 최신 회차까지 3%대를 기록하고 있다. 대대적인 변화에도 유의미한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다만, 26년을 지탱한 프로그램 고유의 정체성은 사라졌다는 평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하차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자본의 논리로 돌아가는 방송계에서는 성과가 최우선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순간 일자리를 잃은 스타는 상처받고, 하차를 통보한 제작진은 "배려가 부족했다"며 눈총받고, 이를 감수하고 시작한 새 프로그램마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는 제로섬 게임이 되풀이되고 있다. 판을 갈아엎는 것만이 답은 아님을 유의할 때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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