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심혜진 기자] 'KT맨'이 된 허경민이 KT 팬들과 두산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 인사를 전했다.
허경민은 23일 수원 컨벤션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KT 위즈 팬 페스티벌에 참석했다.
허경민은 지난 8일 4년 총액 4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총액 18억 원, 옵션 6억 원)에 FA 계약을 맺고 KT로 이적했다.
KT는 7일 FA '집토끼'였던 심우준을 한화 이글스에 내줬다. 심우준 잔류에 실패했던 KT는 바로 전력 보강에 나섰고, 허경민을 잡는데 성공했다. 허경민은 두산과 3년 20억원 옵션 계약을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왔다.
허경민은 2009년 두산에 입단한 뒤 2012시즌부터 1군 무대를 밟은 뒤 주전 3루수로 도약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두산의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힘을 보탰다. 두산 유니폼을 입고 13시즌 1548경기 타율 0.293 60홈런 636타점 765득점 출루율 0.358을 기록했다.
입단 후 15년만에 처음으로 팀을 옮긴 허경민은 "모든 게 새롭다. 이 옷을 입고 있을지는 정말 생각도 못했는데 점퍼를 입으니 정말 KT 선수가 되고 있다라는 기분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허경민이 KT로 오자 김상수가 가장 반가움을 전했다고. 그는 "나 역시 상수한테 많이 의지를 하고 있다. (우)규민이 형, (오)재일이 형과 같이 야구를 했어서 잘 챙겨주신다. 친해지고 적응하는 건 시간이 해결해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많이 의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허경민이 오면서 KT 내야에는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 포지션 정리가 필요하다. 올 시즌까지 KT의 3루수는 황재균이었다. 황재균과 경쟁을 할 수도 있고, 황재균이 1루수 변경을 하고 허경민이 3루를 맡을 수도 있다.
허경민은 "재균이 형은 나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커리어를 가지고 계신 분이다.그 부분(3루수 경쟁)에 대해 생각이 들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내가 KT로 온 이유는 재균이 형을 이겨서 3루를 하겠다가 아니라 KT가 승리하고 높은 곳에 가기 위한 마음으로 왔다. 포지션은 감독님이 결정해주실 문제라고 생각한다. 내가 잘할 수 있는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겸손함을 전했다.
이날 본 행사에서 팬 사인회에도 나선 허경민은 KT 팬들의 환대를 받았다. 그는 "정말 너무나 많이 환영해주셨다. 몸으로 느껴서 너무 감사하고 정말 최선을 다할테니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산에서 허경민은 등번호로 13번을 달았다. KT에서는 문용익이 달고 있다. 허경민은 문용익에게 부탁을 했다.
허경민은 "나한테 13번은 너무나 의미있는 번호다. 사인할 때도 13번을 쓰긴 했다. 번호 없이 사인하기가 그랬다. 문용익이 양보를 한다면 선물을 해드려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내가 알기로는 (문용익이) 번호를 바꾸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조금만 번호를 가지고 있다가 재테크를 잘했으면 좋겠다. 조금만 늦게 바꿔서 소중한 선물과 바꿔주시면 되기 때문에 팔지 말고 가지고 있기를 바란다"고 팁을 전했다.
KT 이적하기까지 적지 않은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 허경민은 "나에 대한 KT의 진심이 느껴졌다. 연락도 가장 많이 주셨고 계속 주셨다. 처음에는 왜 그러시지 했는데 정말 나를 원한다라고 느꼈다. 우승하고 싶은데 내가 필요하다는 말이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두산 팬들에게도 인사를 전했다. 허경민은 "이 자리에서 솔직히 다 말씀드리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제가 정말 좋은 결과를 내고,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언젠가 말씀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조심스럽지만 두산 팬들에게 정말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저에게 화나신 부분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고, 많은 눈물도 흘렸다. 이 눈물은 두산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죄송함이 섞여 있는 눈물이었다. 그동안 응원해주신 부분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고 거듭 미안함과 고마움을 전했다.
수원=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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