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이순재가 90세의 나이로 인생 첫 대상을 거머쥐었다. 역대 연기대상 수상자 중 최고령 대상 수상자다. 눈물과 함께한 이순재의 대상에 후배들 역시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11일 KBS 2 TV에서 '2024 KBS 연기대상'이 방송됐다. 당초 지난해 생방송으로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해 녹화방송으로 변경됐다. 진행은 방송인 장성규, 그룹 소녀시대 서현, 배우 문상민이 맡았다.
'2024 KBS 연기대상'은 미니시리즈(월화/수목), 주말드라마, 일일드라마, 단막극(드라마스페셜) 등 한 해 동안 시청자의 곁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한 작품들과 배우들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2025년 KBS 드라마의 라인업 또한 공개됐다.
이날 '2024 KBS 연기대상' 대상의 영광은 '개소리' 이순재에게 돌아갔다. 이순재는 지난해 10월 건강이상설이 불거진 뒤 2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현역 최고령 배우로 수상 당시 나이는 한국 나이 기준 90세였다. 이번 대상은 1956년 데뷔한 이순재의 첫 대상이기도 하다.
이순재가 호명되자 객석에 앉은 후배들은 뜨거운 박수를 쏟아냈다. 이순재 역시 자리에 일어나며 객석을 향해 양팔을 펼치며 기쁨을 드러냈다. 김용건, 최수종 등 후배들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 오른 이순재는 "오래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네"라고 기쁨을 드러냈다.
이순재는 KBS의 시작과 그간의 활동을 되돌아봤다. 그러면서 "60대여도 잘하면 상을 주는 거다. 공로상이 아니다"며 "연기를 연기로 평가해야지 인기나 다른 조건으로 평가하면 안 된다"고 그간 원로 배우들에게 주로 공로상이 수여된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상은 나 개인의 상이 아니다. 알다시피 '개소리'에는 우리 소피를 비롯해서 수많은 개가 나온다. 그 개들도 한몫을 다 했다"며 "거제를 가려면 4시간 반이 걸리는데 그걸 20회 이상 왔다 갔다 하면서 찍은 드라마다. 모두가 마찬가지"라고 '개소리' 팀에게 공을 돌렸다.
가천대학교 석좌교수로 13년째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이순재는 "생들이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처럼 드라마 하시는데 잘하시라. 가르쳐 주신 대로 우리가 다 만들어내겠다. 염려마시라'고 하는데 눈물이 나왔다"며 "그 학생들을 믿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오늘의 결과가 온 걸로 알고 있다. 감사하다"고 울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순재는 '개소리' 연우-아리와 함께 베스트커플상을 수상하며 2관왕에 올랐다. 그는 "우리 소피(아리)는 전적으로 주연을 했다. 이 친구 역량이 없었으면 '개소리'가 짖다 말을 뻔했다. 내가 짖을 뻔했다"며 "솔직히 말해서 이 '개소리'로 상을 탈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냥 하는 재미로 한 건지 무슨 상, 대상 이런 건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전에 더 잘한 것도 (상을) 안 줬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인생 첫 대상 수상을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상은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 김정현, '미녀와 순정남' 임수향, 지현우가 수상했다. 특히 이 중 김정현은 과거 '시간' 제작발표회 당시 불거졌던 태도 논란을 6년 만에 사과해 이목을 모았다. 더욱이 MC석에는 '시간'에서 김정현과 상대역으로 호흡을 맡은 서현이 자리해 있어 더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김정현은 "연기를 시작하고 한때 굉장히 못된 행동과 해서는 안 되는 행동으로 많은 분들께 상처를 주고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자리를 빌려 진심으로 사죄드리겠다"며 "사죄를 드렸다고 해서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용서를 바라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고 사과했다.
우수상은 미니시리즈 부문은 '개소리' 연우, '페이스미' 한지현, '환상연가' 박지훈이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일일드라마 부문 우수상은 '수지맞은 우리' 백성현, 함은정, '피도 눈물도 없이' 오창석, '결혼하자 맹꽁아!' 박하나가 수상했다.
이중 함은정은 "한 달 전쯤에 어머니가 갑자기 별세하셨다. 내가 아역생활을 할 때부터 출연하는 작품을 다 보시는 모니터 요원이시도 했다"며 "유일하게 '수지맞은 우리'라는 작품은 네 연기가 어떻다. 보이는 모습이 어떻다 이런 말씀이 없으셨다. 그 정도로 너무나 즐겁게 시청하시던 작품이었고 희로애락을 느끼던 작품이셨다"고 그리움을 전해 눈길을 끌었다.
장편드라마 부문 우수상은 '다라미 패밀리' 금새록과 신현준이 수상했다. 이가운데 신현준은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故 김수미를 추모하며 "어머니 하늘나라에서 부디 외롭지 않고, 어머니 웃음이 늘 그리운 것처럼 항상 웃으면서 계셨으면 좋겠다"고 울컥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베스트커플상은 '개소리' 이순재-연우-아리를 비롯해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임수향, '다리미 패밀리' 김정현-금새록, '수지맞은 우리' 백성현-함은정, '다리미 패밀리' 박지영-신현준-김혜은에게 돌아갔다.
이 가운데 신현준은 막내딸을 품에 안은 채 호명돼 눈길을 끌었다. 그는 "계속 촬영하느라 크리스마스 이브도 크리스마스도 아이들과 함께 해주질 못했다. 진짜 상탈 줄 모르고 아기랑 같이, 오늘도 아빠랑 안 떨어진다고 울어서 데리고 왔는데 상까지 받았다"며 기쁨을 표했다.
조연상은 '개소리' 김용건, '다리미 패밀리' 최태준, '미녀와 순정남' 윤유선이 영예를 안았다. 17년 만에 조연상을 수상한 김용건은 "7개월 동안 서울과 거제를 오가며 내 건강도 체크해 봤다. 차를 직접 운전하며 왕복 10시간을 왔다 갔다 했는데 아직은 시즌2를 해도 될 것 같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최태준은 "잊지 않아야 될 한 사람이 있다. 항상 부족한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욕심나게 해주는 박신혜 씨,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아내 박신혜를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데뷔 50주년을 맞이한 윤유선은 "1974년에 데뷔했다. 내가 기억하는 모든 순간을 연기하면서 살았다"고 기쁨을 드러냈다.
작가상은 '다리미 패밀리' 서숙향 작가에게 돌아갔다. 드라마스페셜상은 '사관은 논한다' 남다름, '발바닥이 뜨거워서' 오예주가 차지했다. 생애 단 한 번뿐인 신인상은 '멱살 한번 잡힙시다' 서범준, '결혼하자 맹꽁아!' 박상남, '환상연가' 홍예지, '미녀와 순정남' 한수아가 수상했다. '미녀와 순정남' 문성현과 이설아가 각각 청소년 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이하 '2024 KBS 연기대상' 수상자(작)
▲ 대상 = 이순재(개소리)
▲ 최우수상 = 박지영(다리미 패밀리), 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다리미 패밀리), 지현우(미녀와 순정남)
▲ 우수상(미니시리즈) = 연우(개소리), 한지현(페이스미), 박지훈(환상연가)
▲우수상(장편드라마)=신현준(다리미 패밀리),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 우수상(일일드라마) = 백성현(수지맞은 우리), 오창석(피도 눈물도 없이), 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하나(결혼하자 맹꽁아)
▲ 베스트커플상 = 지현우-임수향(미녀와 순정남), 김정현-금새록(다리미 패밀리), 백성현-함은정(수지맞은 우리), 박지영-신현준-김혜은(다리미 패밀리), 이순재-연우-아리(개소리)
▲인기상 = 김명수(함부로 대해줘), 금새록(다리미 패밀리)
▲ 조연상 = 김용건(개소리), 최태준(다리미 패밀리), 윤유선(미녀와 순정남)
▲ 작가상 = 서숙향(다리미 패밀리)
▲ 드라마스페셜상 = 남다름(사관은 논한다), 오예주(발바닥이 뜨거워서)
▲ 신인상 = 서범준(멱살 한번 잡힙시다), 박상남(결혼하자 맹꽁아), 홍예지(환상연가), 한수아(미녀와 순정남)
▲ 청소년 연기상 = 문성현(미녀와 순정남), 이설아(미녀와 순정남)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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