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2의 이승엽이 꿈틀했다.
김석환(26, KIA 타이거즈)이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팀의 첫 대포를 책임졌다.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 신킨 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연습경기에 1-9로 뒤진 8회초 무사 1루서 우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무려 3B 타격이었다. 보통의 확신 없이 3B 타격은 쉽지 않다. 확률상 볼넷으로 공짜 출루가 가능한데, 타격하면 아웃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야구에선 점점 특수한 상황이 아니면 3B 타격을 권장한다.
김석환의 경우 이런 적극성이 더더욱 필요하다. 올해 1군에서 생존할 경우 그의 롤이 대타이기 때문이다. 현실적으로 주전 한 자리를 비집고 들어가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고 수비와 주루가 탁월한 것도 아니다.
대신 왼손타자로서 일발장타력이 있다. KIA가 김석환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그렇다면 타석에서 무리하지 않는 선에선 장타에 대한 노림수도 필요해 보인다. KIA는 이날 요코하마에 대패했지만, 김석환의 존재 가치를 확인한 건 수확이다.
이렇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올 시즌 KIA의 대타 지형도에 관심이 쏠린다. 사실 뎁스가 좋은 KIA는 굳이 대타의 필요성이 낮다. 주전이 전부 잘 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레이스에서 언제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른다. 때문에 대타 순번을 어느 정도 정해놓는 건 필요하다.
사실 지난 3년간 KIA에서 대타 최강자로 군림한 선수가 외야수 고종욱이다. 대타로 2할8~9푼의 애버리지를 자랑해왔다. 통산타율도 0.302. 고종욱은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가지 못하고 2군 고치 스프링캠프를 소화했다. 어바인에 간 김석환에게 어떻게 보면 밀렸다고 봐야 한다.
그런 고종욱은 이날 7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했으나 3타수 무안타에 삼진 두 차례를 당했다. 오랜만의 실전이니 자연스러운 결과다. 지금부터 서서히 페이스를 올리면 된다. 대타로서 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단, 김석환이 계속 활약을 이어간다면 고종욱으로선 입지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두 사람의 롤이 겹치기 때문이다. 이창진도 외야수로서 대타 롤이 있지만, 출루율이 좋고, 수비력도 괜찮다. 1군에서 쉽게 빼기 어려운 선수다.
김석환과 고종욱이 동시에 좋은 활약을 펼치면, 당연히 내야의 베테랑 서건창이나 변우혁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내야가 가능한 젊은 4인방(윤도현, 박민, 김규성, 홍종표) 역시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이들이 어차피 전부 개막엔트리에 들어가지는 못할 것이다. 지금부터 시범경기까지 선의의 경쟁을 펼친다. 이범호 감독에겐 물론 행복한 고민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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