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봉준호 감독이 한국 영화계 전반과 최근 일어난 안타까운 사건에 대한 시각을 제시했다.
마이데일리는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영화 '미키 17' 개봉을 앞둔 봉준호 감독을 만나 작품에 관한 얘기를 나눴다.
'미키 17'은 위험한 일에 투입되는 소모품(익스펜더블)으로, 죽으면 다시 프린트되는 '미키'가 17번째 죽음의 위기를 겪던 중, 그가 죽은 줄 알고 '미키 18'이 프린트되면서 벌어지는 예측불허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애키,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등이 출연한다.
이날 봉 감독은 한국 영화계 전반의 침체와 관련해 "저도 영화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열심히 홍보해 관객분들이 극장에 오시게끔 만들고 싶다"며 "극장의 체험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도 스트리밍, 유튜브 등 많이 본다. 편하고 재밌고 좋다. 어떤 포맷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극장만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맥스에서 영화를 보면 또 다르다. 화면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표정, 박진감 등이 있다. 한 영화의 개봉을 두근대며 기다리고, 극장에 가 큰 스크린으로 접하는 걸 영화라는 매체의 가장 큰 핵심이라 말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개봉한 영화 '핸썸가이즈' 얘기를 뉴스에서 한 적이 있다. 되게 재밌게 봤다. 안면은 없지만, 신인 감독의 패기가 느껴졌다. 망설임, 주저 없는 작품이었다. 영화 기대작이 점점 줄고 있다고 하지만, '핸썸가이즈'처럼 예기치 못한 작품들이 튀어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재능들이 곳곳에서 들끓고 있음은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봉 감독은 '미키 17'과 심해어 애니메이션 이후 차기작으로 실존 인물에 관한 영화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관심 가는 인물들이 있다. 몇몇 분의 전기를 보고 있다. 애니메이션 개봉쯤 윤곽이 다듬어지면 말씀드리겠다. '살인의 추억'의 경우 현재진행형이었던 사건이다. 거기서 오는 어려움이 있었다면, 역사적 인물에 대한 얘기는 비교적 낮은 압박으로 다룰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함께 작품을 하진 않았지만, 업계 종사자로서 故 김새론의 사망에 대한 그의 생각도 들어볼 수 있었다. 봉 감독은 "그 친구를 한 번 본 적 있다. '여행자' 시사회였다"며 잠시 말을 멈췄다. ('여행자'는 당시 9세이던 김새론의 영화 데뷔작이다.) 그러면서 "굉장히 안타깝다.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한다. 잘못에 엄격한 게 나쁜 건 아니지만, 그만큼의 관용도 같이 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 엄정함과 관용의 균형이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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