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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나 도왔던 것처럼 해줄래?'
'MLB.com'은 11일(한국시각) LA 다저스 블레이크 스넬과 '코리안 빅리거'들의 인연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스넬은 2011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탬파베이 레이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6년 처음 빅리그의 부름을 받은 스넬은 탬파베이를 비롯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9시즌 동안 76승 58패 평균자책점 3.19를 마크했고, 지난 2018년(탬파베이)와 2023년(샌디에이고) 아메리칸리그와 내셔널리그에서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을 품에 안았다.
탬파베이에서는 최지만, 샌디에이고에서는 김하성(現 탬파베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이정후와 한솥밥을 먹은 스넬은 2024시즌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통해 새로운 행선지를 물색했고, 5년 1억 8200만 달러(약 2646억원)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런데 공교롭게 이번에도 한국 선수와 연이 닿았다. 김혜성이 3년 1250만 달러(약 182억원)의 계약을 통해 다저스의 일원이 된 까닭.
이에 'MLB.com'은 유독 한국 선수와 연이 깊은 스넬의 스토리를 전했다. 매체는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 것은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는 선수에게는 도전 과제가 열 배로 커진다. 2020년 말 이틀 동안 샌디에이고는 블레이크 스넬을 트레이드로 영입하고, 김하성과 FA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 모두 처음 드래프트로 입단한 선수가 아닌 다른 팀에서 뛰고 있었던 선수"라며 김하성과 스넬의 인연을 소개했다.
스넬도 샌디에이고 입단했을 때 어려움을 겪었지만, 처음으로 외국에서 생활해야 하는 김하성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큰 문제는 언어의 장벽. 통역이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완전히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통역이 단 1초도 떨어지지 않고 붙어있을 수 없는 상황에서 스넬은 김하성이 보다 빠르게 미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간단한 어휘를 사용하며 배려했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누구보다 친한 친구가 됐다고.
스넬이 김하성과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는 지난달 18일 미국 애리조나주 카멜백랜치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스넬은 김하성에 대해 "(김)하성은 3년 동안 함께 지냈다. 오랫동안 김하성과 친구로 지냈고, 서로가 겪은 일을 이해하고 도움을 주기도 했다. 특히 김하성은 3년차에 멋진 활약을 펼쳤다"고 운을 뗀 뒤 "나는 전화로 예의를 판단하는 사람인데, 김하성이 내 전화를 진짜 받지 않는다. 김하성은 너무 열심히 운동을 한다. 그에게 야구는 전부"라고 농담하며 활짝 웃었다.
그 누구보다 가까워진 만큼 김하성은 스넬이 우연치 않게 이정후, 김혜성과도 한솥밥을 먹게 되자, '절친'들을 스넬에게 부탁했다. 'MLB.com'은 "김하성은 스넬과의 초기 대화가 메이저리그 적응에 도움이 됐다고 회상했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기 때문에 김하성은 빅리그에 진출하려는 동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김하성은 스넬에게 자신을 도왔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이정후, 김혜성을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전했다.
'MLB.com'에 따르면 스넬은 "(김)하성은 한국에서 온 모든 선수들을 매우 아끼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지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실제 스넬은 짧은 시간이지만 이정후, 김혜성과 한솥밥을 먹으며 김하성만큼은 아니지만,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스넬은 김하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프링캠프 일정이 본격화 되기 전 이정후, 김혜성과 함께 식사 자리를 갖기도 했다.
김하성의 보이지 않는 노력, 그리고 김하성의 부탁을 받아들이고 코리안 빅리거들의 빅리그 적응을 돕고 있는 스넬. 국경을 초월한 우정이 아닐 수 없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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