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ABS 안 좋다. 불편하다.”
기예르모 에레디야(34, SSG 랜더스)는 KBO리그 장수 외국인선수 대열에 들어갔다. 올해로 3년째 SSG에서 활약한다. 성적이 계속 진화한다. 2023시즌 122경기서 타율 0.323 12홈런 76타점 76득점 OPS 0.846, 2024시즌 136경기서 타율 0.360 21홈런 118타점 82득점 OPS 0.937이었다.
일발장타력이 있는데, 정확한 타격이 특히 강점이다. 작년엔 타격왕에 오르며 KBO리그 최고 외국인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가 202안타를 치지 못했다면 195안타의 에레디아가 최다안타왕까지 거머쥐었을 것이다.
결국 에레디아는 작년에 외야수 골든글러브 투표에서 147표, 득표율 51%를 기록하고도 수상에 실패했다. 외야수 부문 4위였다. 3위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 153표, 득표율 53.1%)에게 간발의 차로 뒤졌다.
이숭용 감독은 올해 에레디아를 4번타자로 기용할 수도 있다고 했다. 18일 시범경기 광주 KIA 타이거즈전이 강설로 취소되자 “고민해 봐야 한다. 확실하게 만들어진 건 없다. (최)정이가 3번에 들어갈 수도 있고, 에레디아가 4번에 들어갈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작년보다 업그레이드가 될 것 같다. 꾸준히 좋다. 몸을 잘 만들어왔다. 훨씬 좋아진 느낌이 든다”라고 했다.
그러나 에레디아는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는다. 이숭용 감독을 만난 뒤 만난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건강하게 야구를 하는 것이다. 거창하게 어떤 상을 수상하고 싶은 생각이나 욕심은 없다. 야구를 하다 보면 결과는 따라온다”라고 했다.
레이예스와의 타격왕, 최다안타왕 경쟁이 올해 또 벌어질 수 있다. 레이예스도 올해 롯데와 재계약했다. 그러나 에레디아는 “작년에 타율이 높았는데 레이예스가 몰아쳐서 열심히 했다. 사실 타격왕 생각은 안 하고 있었다”라고 했다.
오히려 에레디아는 “레이예스도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란다. 나도 열심히 하겠다. 200안타를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마찬가지로 장타에 대해서도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야구에만 집중한다”라고 했다.
이렇게 순조롭게(?) 인터뷰가 끝나나 싶었지만, 아니었다. ABS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매우 솔직한 발언을 내놨다. 한 마디로 자신과 안 맞다고 했다. 신경도 쓰지 않고 자기야구에만 집중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그렇게 해도 타격왕에 올랐으니, ABS가 하향 조정된 올 시즌에도 좋은 성적이 예상된다.
에레디아는 우선 구장별로 ABS 설정이 미세하게 다르지 않느냐는 물음에 “시범경기 기간에 인천에서 많은 경기를 해서 잘 모르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ABS는 안 좋다고 생각한다. 불편하다. 신장 따라 변동이 크니까. 나도 내 존이 어디인지 의심이 된다. 낮은 볼, 완전히 볼인데…”라고 했다. 그러면서 “ABS 때문에 말릴 때가 있다. 생각을 안 하려고 한다. 생각할수록 스트레스”라고 했다.
ABS에 대한 강한 불신이다. 결국 ABS를 의식하지 않고 본래 하던대로 해서 타격왕에 올랐다는 얘기다. 사람 심판을 원하는 듯하다. 선수들이 대놓고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에레디아와 같은 생각을 가진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단, ABS는 결국 시대의 흐름일 뿐, 언젠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ABS 도입으로 심판들과 얼굴 붉힐 일이 없다며 좋다고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다.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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