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상호관세 발표·대통령 탄핵선고 임박…달러 강세 지속
1분기 원화 약세 고점…이후 불확실성 해소되면서 완화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4월을 앞두고 미국 관세 리스크와 국내 정치 불안이 이어지면서 달러 값이 치솟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나흘째 상승을 이어가면서 1470원을 바라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달러 강세를 전망했다. 다만 2분기 이후 대내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원화 약세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21일 서울 외환시장 원·달러 환율은 전날(1458.9원)보다 3.8원 오른 1462.7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는 1470.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환율은 1460원 중후반대에서 상승세를 유지했으나 1470원대로 진입은 제한됐다. 오전 10시께는 1469.5원을 터치하기도 했다. 이는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2월 3일(1472.5원) 이후 약 한 달 만에 최고치다.
환율이 다시 치솟는 이유는 우선 관세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고 있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발효일로 못 박은 4월이 다가오면서 관세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다.
최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을 상대로 대규모 무역흑자를 내면서 관세 또는 비관세 장벽을 둔 국가를 ‘지저분한 15개국’이라고 지칭했다. 구체적인 국가명을 거론하지 않았으나 이들을 집중적으로 압박하겠다고 경고했다. 한국이 여기에 포함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정치 불안과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달 25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사건의 변론을 종결한 후 3주가 지났으나 여전히 선고일을 지정하지 못한 상태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은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공동 발의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을 앞두고 정국 불안이 잔존하는 가운데 한국 경제도 1분기까지 바닥을 향해가는 구간”이라며 “심리적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경기 및 정책의 측면에서도 달러화 대비 원화가 우위를 보일만한 재료가 없다”고 짚었다.
당분간 외환시장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다음주 상호관세 발표를 앞둔 데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선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어서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탄핵 관련 불확실성 장기화가 원화의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탄핵 선고 기일이 예상보다 더 미뤄지면서 단기적으로 환율 하향 안정화 전망을 철회하고, 1분기 말 전망치를 1410원에서 1450원으로 높인다”고 설명했다.
다만 2분기가 되면 원화의 약세 압력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안에는 정국 불안이 일단락된다는 전제 하에서 2분기 중 한국 경제의 완만한 회복 시그널이 관찰될 것”이라며 “원화 강세를 지지하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글로벌 달러화 움직임과는 별개로 작용하는 원화 고유 약세 압력은 덜어주는 환경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국 불안 해소 이후에는 달러-원이 달러인덱스를 따라 방향성을 아래쪽으로 잡으며 괴리를 지금보다는 축소할 것”이라며 “달러화의 단기 반등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지만 적어도 정국 불안과 경기 부진에 따른 원화 고유의 약세 압력은 1분기를 고점으로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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