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결국은 '해줘' 축구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오만과의 7차전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전반 41분 선취골을 터뜨렸다. 교체 투입된 이강인의 스루 패스를 받은 황희찬이 왼발 슈팅으로 골문 구석을 찔렀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35분 알리 알 부사이디에게 왼발 중거리 득점을 허용하며 1-1 무승부에 만족해야 했다.
객관적인 전력이 한 수 아래로 평가 받는 오만과의 무승부는 충격이다.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력 측면에서도 아쉬웠다. 잔디 탓을 하기에는 한국까지 원정을 온 오만도 똑같은 환경에서 경기를 펼쳤다. 결국은 전술의 한계가 드러났다.
홍 감독은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7경기에서 4승 3무를 기록 중이다. 최종예선에서 무패로 1위를 질주하고 있어 결과는 나쁘지 않다. 다만, 이강인과 손흥민, 황희찬 등 선수 개개인 능력에 의존하는 일명 '해줘 축구'로 비판을 받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대표팀은 이강인이 교체 투입되기 전까지 답답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오만의 촘촘한 수비에 막혀 1번의 슈팅도 시도하지도 못했다.
첫 슈팅이 나온 것은 이강인이 투입된 후다. 전반 36분 백승호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자 홍 감독은 이강인을 투입했고, 이강인의 패스로부터 첫 슈팅과 첫 골이 나왔다.
후반전 초반에도 대표팀은 오만을 몰아붙이며 추가 득점을 노렸다. 그러나 문제는 후반 18분 황희찬이 빠진 뒤 발생했다. 돌파 능력을 갖춘 황희찬이 나가자 오만이 주도권을 잡기 시작했고, 후반 35분 결국 동점골을 허용했다.
실점 후 이강인이 부상으로 빠졌을 때에는 손흥민에게 의존했다. 그러나 이강인과 황희찬이 없는 만큼 오만은 손흥민을 집중 견제했고, 손흥민 혼자 수비진을 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홍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도 전술 변화를 가져가지 않았다. 특히 공격 패턴에서 변화를 주지 않은 것이 의문이다. 오만의 질식 수비를 뚫기 위해 오세훈의 높이를 활용할 수도 있었으나 대표팀은 그대로 패스만 돌리다가 제대로 된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다음 상대는 오만보다 전력이 강하다고 평가 받고 있는 요르단이다. 요르단도 한국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강인의 부상으로 '해줘' 축구를 극복할 전술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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