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
두산 베어스 이유찬은 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5 신안은행 SOL Bank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좌익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2타점 4득점 1도루 1볼넷으로 펄펄 날아올랐다.
이날 경기는 이유찬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하루였다. 이유는 전날(3일)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경조사 휴가를 다녀온 까닭. 이승엽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런 경사가 있으면 (야구가) 잘 된다. 책임감도 생기고 마음가짐도 달라지기 때문"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고, 아내가 무사히 출산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킨 이유찬은 하루만에 선발 라인업으로 복귀했다. 그 결과 두산의 3연승과 함께 공동 5위 등극을 견인하는 활약을 펼쳤다.
이유찬은 1회초 첫 번째 타석에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를 상대로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데 이어 0-3으로 뒤진 3회초 1사 1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세 번째 타석부터 이유찬의 방망이가 불이 붙이 시작했다 이유찬은 1-3으로 뒤진 6회초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 반즈를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고, 양의지의 적시타에 홈을 파고들었다.
이 활약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유찬은 2-3로 뒤진 7회초 1사 1, 2루 찬스에서 다시 한번 반즈와 맞닥뜨렸고, 이번에는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2타점 역전 3루타를 폭발시키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유찬은 롯데 포수 정보근의 주루방해를 통해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고, 8회 롯데 바뀐 투수 김상수를 상대로 세 번째 안타를 기록, 다시 한번 양의지의 적시타에 홈을 밟았다.
6회 2루타, 7회 3루타, 8회 안타를 기록한 만큼 '힛 포 더 사이클'을 노려볼 수 있었던 이유찬은 아쉽게도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어내는 데 만족해야 했으나, 양석환이 안타에 네 번째 득점까지 확보하며, 3안타 2타점 4득점 1도루 1볼넷으로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유찬은 "경조사 휴가로 인해 하루를 쉬었는데, 야구장에서 더 뛰어다닐 마음으로 왔다. 그런데 운이 좋았던 건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두 번째 타석에서 병살타를 쳐서 마음이 조금 더 편했다. 범타로 물러났기 때문에 '잃을 게 없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면 '내 스윙을 하자'는 생각이었는데, 운이 좋게 잘 맞았다"고 활짝 웃었다.
마지막 타석에서 '힛 포 더 사이클'을 의식하진 않았을까. 이유찬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알고는 있었는데, 내가 홈런을 치고 싶다고 치는 타자도 아니다. 다만 안타를 하나 더 치고 싶었다. 그래도 볼넷을 얻어냈다. 나는 출루를 많이 하는 타자가 되고 싶다. 때문에 홈런 욕심은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경기도 경기지만, 아버지가 된 소감도 묻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유찬은 "아직 실감은 나지 않는다. 다만 한 가족의 가장으로서, 자랑스러운 남편과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라며 "아기를 처음 봤을 때는 울컥하기도 하고 '아이가 잘 클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정말 야구를 잘해야겠다', '돈도 많이 벌어야, 아이에게 사주고 싶은 것도 사줄 수 있다'는 생각이다. 야구를 잘하는 수밖에 없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몸은 떠나 있었지만, 이유찬은 전날(3일)도 마음은 선수단과 함께 했다고. 그는 "어제 아내가 진통을 하는 동안 야구를 계속 봤다. '제발 이겼으면'하는 마음으로 정말 열심히 응원했다"고 싱긋 웃었다.
끝으로 이유찬은 '축복이'를 낳느라 고생한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유찬은 "어제 옆에서 도와준다고 했는데, 아내의 진통에 대신 아프고 싶더라. 진통을 7시간이나 했다. 그래도 열심히 잘 이겨내주고 버텨준 아내에게 고맙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오늘 경기는 야구를 하면서 많이 기억에 남을 것 같고, 아이가 커서 야구를 볼 수 있다면, 야구장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이승엽 감독은 경기 후 "야수들은 모든 선수를 칭찬하고 싶다. 그중 1번 이유찬과 9번 정수빈이 중요한 순간마다 제몫을 다하며 팀에 큰 활력을 불어 넣었다"며 이유찬을 콕 집어 "득남을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부산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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