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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의심을 빠르게 잠재우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이정후는 2024시즌에 앞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55억원)의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 유니폼을 입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단 한 번도 뛰지 않았음에도 1억 달러가 넘는 금액을 안긴 것만 보더라도 샌프란시스코가 얼마나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지를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정후는 지난해 37경기 만에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을 종료했는데, 건강을 되찾은 올 시즌 그야말로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이정후는 1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의 첫 번째 타석에서 시애틀의 선발 브라이언 우를 상대로 2B-2S에서 97마일(약 156.1km)의 하이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익 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으나, 지난달 30일 신시내티 레즈와 맞대결부터 시작된 7경기 연속 안타.
두 번째 타석에서 곧바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샌프란시스코가 0-2로 뒤진 4회말 무사 1루의 두 번째 타석에서 이정후는 다시 우와 맞붙었고, 이번에는 1B-2S에서 4구째 96.2마일(약 154.8km)를 다시 한번 밀어때려 3루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안타를 터뜨렸다. 그리고 이정후는 마이크 야스트렘스키의 역전 스리런홈런에 홈을 밟으며 득점까지 확보했다.
이후 타석에서는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면서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경기를 마쳤지만,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가 시즌 8승(1패)째를 손에 넣는데 큰 힘을 보탠 것은 분명했다. 그리고 이날 첫 번째 타석에서 시즌 6번째 2루타를 폭발시켰던 이정후는 경기가 끝난 뒤 메이저리그 전체 2루타 1위로 올라섰다. 표본이 많진 않지만, 샌프란시스코가 1억 달러가 넘는 거액을 안긴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하고 있는 셈.
이러한 활약에 미국 현지 언론에서는 연일 이정후를 향해 극찬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6일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지난해 5월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300일 이상 메이저리그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이정후가 녹이 슬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며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KBO리그에서 MVP를 차지했던 모습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7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샌프란시스코는 2024시즌에 앞서 이정후를 영입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정후는 KBO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으며, 2022년 MVP로 선정되고, 2018년부터 5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했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능력이 팀에 잘 어울릴 것이라 판단했고, 수비력은 큰 자산이 되고, 컨택능력은 리드오프로 제격, 주루에서도 위협이 될 수 있는 선수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매체는 "하지만 이러한 기대는 첫 시즌에는 현실이 되지 않았다. 단 37경기 만에 어깨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판정을 받았고, 수술까지 받았다. 이는 샌프란시스코에게 큰 타격이었다. 그리고 이정후가 팀이 기대했던 만큼의 임팩트를 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반대로 37경기만 보고 재능 있는 선수를 평가절하하는 것은 이르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이정후가 이런 의심을 빠르게 잠재우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좋은 평가는 이어졌다. 'SI'는 "이정후는 시범경기에서 다소 기복 있는 모습을 보였다. 아직 메이저리그 투수들에 대한 경험은 부족하지만, 2025년 초반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임팩트를 주고 있는 부분은 수비다. 지난해 부상의 흔적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여전히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투수진도 이정후의 수비 덕분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극찬했다.
이정후가 연일 훌륭한 활약을 펼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최고 인기스타로 거듭나고 있다는 것이 매체의 설명. 'SI'는 "한국에서 이정후를 인기 있게 만들었던 스타일은 이제 자이언츠 팬들의 마음도 사로잡고 있다. 이미 외야 한쪽에는 이정후의 이름을 딴 팬 응원석이 생겨날 정도로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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