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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정후 흥미진진해.”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8일(이하 한국시각)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경기서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뽑아냈다. 팀의 0-2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러나 이날은 타석보다 중앙 외야에서 빛났다. 5년 9000만달러(약 1333억원) 계약의 에이스 로건 웹을 글러브로 제대로 도왔다.
이날 이정후의 호수비는 두 차례였다. 우선 경기시작과 함께 신시내티 리드오프 TJ 프리델이 웹의 커터를 공략해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렸다. 타구가 탄도가 높았으나 갑자기 뚝 떨어졌다. 그러자 이정후가 기 막힌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타구를 글러브에 넣었다. 타구를 걷어낸 뒤 360도로 회전하며 박수를 이끌어냈다. 그러자 웹이 두 손으로 한 차례 박수를 치더니 오른손을 번쩍 들며 이정후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이정후의 또 하나의 하이라이트 필름은 5회초였다. 리드오프 제이머 켄델라리오가 웹의 94.2마일 한가운데 포심을 쳤다. 실투였다. 이정후는 비교적 깊숙한 지역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역시 타구가 높이 뜨다 뚝 떨어지자 재빨리 뛰어와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타구를 글러브에 넣었다. 그러자 이번엔 웹이 두 손을 들어 이정후 방향으로 만세를 외쳤다.
웹은 이날 7이닝 4피안타 10탈삼진 무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래도 이정후가 안타가 될 타구를 두 차례나 걷어내며 웹의 개인기록에 도움을 줬다. 이런 식으로 야수와 투수가 신뢰관계를 쌓는 건 매우 의미 있다. 야구는 개인스포츠지만 팀 스포츠이기도 하다.
아울러 이정후는 지난해 37경기에만 뛴 원인이던 어깨 부상의 후유증이 없음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어깨 부상을 의식하면 저렇게 과감한 슬라이딩도 못하고, 과감하게 도루 시도도 할 수 없다. 더구나 오라클파크가 올 시즌 워닝트랙을 넓혔고, 펜스에도 패딩을 보강해 선수들의 부상을 방지했다. 이정후로선 마음껏 뛰어다닐 수 있는 환경이다.
웹은 MLB.com에 이정후를 두고 “정말 흥미진진하다. 그는 자신의 능력의 표면만 긁고 있다”라고 했다. 더 좋아질 수 있는 선수라는 확신이다. 그러면서 웹은 “계속 나아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재밌다”라고 했다.
MLB.com은 “이정후는 지난 시즌 왼 어깨 부상으로 대부분 결장한 뒤 오라클파크에서 뛰는데 여전히 익숙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미 중견수에 잘 적응하는 것으로 보인다. 1회 프리들, 5회 켄델라리오의 안타를 빼앗았다”라고 했다.
밥 멜빈 감독은 또 다시 이정후를 칭찬했다. “이정후는 훌륭한 야구를 하고 있다. 잘 달리고 있다. 점프도 잘 하고 있다. 훌륭한 수비를 하고 있다. 방망이도 잘 휘두른다”라고 했다. 이정후는 호수비에 팬들의 환호성을 받은 것을 두고 “지난 시즌에 많이 뛰지는 못했지만, 올해 팬들의 사랑이 대단하다고 느낀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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