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어린 선수들만큼 공도 잘 던지더라"
두산 베어스는 지난 17일 "투수 고효준과 총액 1억원(연봉 8000만원, 인센티브 2000만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리고 1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KIA 타이거즈와 맞대결에 앞서 이승엽 감독이 직접 고효준을 영입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두산은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수많은 악재들과 맞닥뜨렸다. 개막을 앞두고는 '토종에이스' 곽빈과 '필승조' 홍건희, 최지강이 전열에서 이탈했고, 시즌이 시작된 직후에는 이병헌까지 자리를 비웠다. 이에 두산은 시범경기에서 선발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최원준을 불펜으로 기용하려 했지만, 곽빈이 빠지게 된 자리에 넣기로 결정했다.
홍건희, 최지강, 이병헌이 없고, 최원준까지 선발로 시즌을 치르게 되자, 두산의 불펜 계산이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그나마 최지강은 부상을 털어내고 마운드로 돌아왔지만, 이병헌은 1군으로 복귀한 뒤에도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이에 두산의 불펜 운용은 몇몇 선수들에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고, 선수들이 과부하에 걸리게 되자, 고효준에게 연락을 취했다.
지난해 26경기에서 2승 1패 5홀드 평균자책점 8.18로 부진한 탓에 SSG 랜더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지만, 고효준은 오프시즌 사비를 들여 태국에서 몸을 만드는 등 프로 구단의 부름을 받기 위해 꾸준히 몸을 만들어왔다. 그리고 지난 11~1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테스트 기간을 가졌고, 최고 147km의 빠른 볼을 뿌리는 등 합격점을 받은 결과 지난 17일 두산과 손을 잡게 됐다.
두산 관계자는 "고효준은 23년간 풍부한 경험을 쌓은 베테랑이다. 불펜 뎁스에 보탬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영입 배경은 왼손 불펜진 뎁스 강화를 위한 결정이다. 고효준은 11일부터 16일까지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입단 테스트를 거쳤다. 최고구속은 147km였으며 수직 무브먼트 등 트래킹 데이터가 지난해보다 좋아졌음을 확인했다"며 "변화구 제구 및 트래킹 데이터도 준수했다. 불펜에서 쓰임새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18일 KIA전에 앞서 고효준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홍)건희가 함께 시즌을 시작하지 못했고, (이)병헌이가 몸살로 인해 컨디션이 덜 올라왔다.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때 좌완 투수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는데, 고효준이 계약을 맺지 않은 상태였다. 테스트 겸 경기에도 나갔는데, 구위도 지난해만큼은 된다. 그리고 나이에 비해서 굉장히 좋은 볼을 던졌다. 현장 입장에서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SSG에서 방출된 까닭에 '육성선수' 계약을 맺은 고효준을 1군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 일단 이승엽 감독은 등록이 가능한 날짜에 곧바로 콜업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령탑은 "5월 1일부터 당장 등록을 할 것이다. (이)병헌이의 구위가 좋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5월 1일에 맞춰달라고 이야기를 했다. 팀은 없었지만, 혼자 개인 훈련을 잘했다. 경기 영상도 보니, 어린 선수들만큼 공도 잘 던졌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이승엽 감독은 부상자들의 근황에 대해 업데이트하는 시간도 가졌다. 일단 곽빈과 홍건희, 이병헌 모두 복귀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사령탑은 "이병헌은 심한 몸살을 앓고 난 뒤 조금 시간이 걸린다. 홍건희는 캐치볼을 하고 있다. 팔꿈치 부상이 처음이기 때문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 지금 25m 캐치볼까지는 진행했다. 당장은 올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조금 여유를 갖고 트레이닝 파트와 이야기 중"이라고 했다.
이어 "곽빈도 이번 주까지는 1군 선수들과 함꼐 움직이고, 다음주 원정을 갈 때 2군으로 갈 것이다. 복사근 부상은 처음이기 때문에 일단 몸을 회전하지 않는 네트 스로우는 많이 했다. 때문에 몸 상태에 문제가 없다면, 조금 더 강도를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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