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내가 해줘야지 팀이 이기는데…”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현역시절 한화 이글스와 KIA에서 오랫동안 중심타자, 중심타자 같은 6~7번타자로 뛰었다. 간판타자들의 부담감, 책임감을 그 누구보다 잘 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어서 좋을 때도 안 좋을 때도 있는데, 간판들은 매 경기 팀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 부담이 어깨를 짓누를 수 있다.
박찬호가 살아났고, 김선빈은 성공적으로 돌아온다. 김도영도 빠르면 주말 LG 트윈스와의 홈 3연전서 돌아온다. 그렇다고 KIA 타선의 고민이 끝나는 건 아니다. 나성범과 패트릭 위즈덤의 뚝 떨어진 타격감이 변수다. 두 사람이 살아야 최형우의 ‘6번타순론’도 힘을 얻고, 근본적으로 박찬호~김선빈~김도영과 시너지를 내서 치고 올라갈 수 있다.
나성범은 시즌 초반 맹활약하다 최근 사이클이 뚝 떨어졌다. 올 시즌 23경기서 83타수 18안타 타율 0.217 4홈런 16타점 12득점 OPS 0.772. 홈런 페이스는 나쁘지 않지만, 전반적으로 애버리지가 많이 떨어져 있다. 2024시즌 막판처럼 좋은 흐름을 시간 차를 두고 이어가는 건 정말 쉽지 않다. 17일 광주 KT 위즈전서 끝내기안타를 쳤지만, 좋은 흐름을 잠실로 이어가지 못했다.
나성범은 늘 그렇듯 자신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면서, 자신의 타격영상을 돌려보며 외부 피드백을 받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6년 150억원 초고액 FA 계약자이기 이전에 성실함의 아이콘, 자기관리의 신이다.
그런 나성범에게 이범호 감독이 해줄 수 있는 건 자신감 유지다. 나성범의 타격감이 떨어진다고 해서 라인업에서 빼기도 어렵고, 중심타선에서 제외하기도 어렵다. 김도영이 돌아오면 6번 정도로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는 있다. 어쨌든 나성범과 위즈덤까지 좋은 흐름을 타야 KIA 타선이 좋은 흐름을 이어간다.
이범호 감독은 20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나)성범이도 그런 것 같아요. ‘내가 해줘야 되는데, 내가 해줘야지 팀이 이기는데’ 이런 것에 조금 더 많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중심타선에서 (최)형우나 위즈덤이 다 같이 움직이면 내가 못 쳐도 ‘형우 형이 있으니까. 뭐 내가 못해도 누가 있으니까’라면서 좀 더 편안한 마음을 갖는데 지금은 자신이 찬스가 되면 무조건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라고 했다.
부상자도 많고, 자신처럼 부진한 타자들도 있어서 과도한 부담을 갖는다는 얘기다. 너무 그럴 필요 없다는 생각이다. 이범호 감독은 “분명히 그런 게 해소되는 시점이 온다. 분명히 좋은 페이스를 찾아갈 것이니, 시즌 끝에는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결국 KIA는 누군가 갑자기 확 터지면서 타선의 상승 흐름, 선순환 흐름을 만들 필요가 있다. 박찬호와 김선빈의 7출루 합작이 계기가 되면 최상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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