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진야구를 영웅군단에서도?
키움 히어로즈는 1~2년 전부터 투타 각 파트에 신예들을 대대적으로 기용한다. 부작용은 성적으로 드러난다. 2년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고, 올해도 극초반 반짝 돌풍을 일으켰으나 또 최하위로 떨어졌다. 근본적인 힘 자체가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키움은 최근 2~3년간 베테랑도 많이 모았다. 지난 겨울엔 강진성, 김동엽, 장필준, 오선진을 각각 방출시장에서 영입했다. 김동엽과 장필준은 부상 재활 중이고, 강진성은 시즌 초반 잠시 1군에 머무르다 2군에 내려갔다.
가장 쏠쏠하게 활용하는 선수가 멀티 내야수 오선진(36)이다. 이미 팀이 치른 26경기 중 18경기나 나갔다. 백업이지만 그냥 백업이 아니다. 슈퍼백업이다. 18경기서 22타수 6안타 타율 0.273 3타점 2득점 OPS 0.697.
키움은 3루가 제일 고민이다. 김태진-송성문으로 키스톤을 꾸리고, 베테랑 최주환이 1루를 맡는다. 그러나 3루는 돌려 막는 수준이다. 전태현, 여동욱, 어준서 신인 3인방은 예상대로 공수에서 가능성도 보이지만, 한계점도 보인다. 고졸 신인에게 프로 1군 풀타임 3루수를 맡기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모든 선수가 김도영(KIA 타이거즈)은 아니다.
여기에 김태진과 송성문, 최주환도 때로는 휴식이 필요하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내야수 조합이 고정이 안 되고, 수비 안정감이 떨어지는 부작용도 뒤따른다. 홍원기 감독은 팀 실책 1위를 달리는 것을 두고 신예들의 기용을 감수하는 부분에서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런 부분들을 절묘하게 메울 수 있는 카드가 오선진이다. 일단 내야 전 포지션을 능숙하게 볼 수 있다. 경험이 많아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주로 3루수와 유격수를 봤지만, 1루수와 2루수도 1경기씩 소화했다.
22일 고척 두산 베어스전서는 깜짝 3안타를 터트렸다. 2회 두산 좌완 최승용의 바깥쪽 145km 포심을 밀어서 우선상 1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4회 역시 바깥쪽 포심을 밀어서 우전안타를 만들었다. 6회에는 우완 홍민규에게 역시 우전안타를 날렸다. 146km 포심이 낮게 떨어졌으나 잘 밀었다. 타격 컨디션이 좋아 보였다.
홍원기 감독으로선 이곳저곳 다 막아주는 선수가 안타까지 곧잘 쳐주니 예쁘지 않을 수 없다. “오선진이 3안타 1타점으로 타선에 힘을 불어넣으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라고 했다. 공수에서 흐름이 좋은 선수들은 계속 기용할 필요가 있다.
사실 오선진은 한화 이글스 시절이던 2017년 65경기서 타율 0.310을 쳤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던 2022년엔 100경기서 타율 0.276을 기록했다. 이후 3년째 다른 팀(2023 한화 2024 롯데 2025 키움)에서 뛰고 있지만, 타격도 완전히 무시해도 될 수준이 아니다. 키움이 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나 싶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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