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현 시점에서 유일한 희망이다.
KIA 타이거즈 팬들은 올 시즌 초반 작년과 달리 웃을 일이 거의 없다. 크고 작은 부상자가 많고, 경기력이 작년만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 개막 1개월 내내 5할 승률 아래에서 허덕였다. 거의 유일한 위안거리가 외국인타자 패트릭 위즈덤(34)이다.
위즈덤은 올 시즌 25경기서 83타수 23안타 타율 0.277 9홈런 18타점 21득점 OPS 1.071 득점권타율 0.316이다. 시즌 극초반에 페이스가 좋다가 이후 살짝 떨어졌다. 그러나 최근 4경기서 16타수 6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페이스를 다시 올리기 시작했다.
메이저리그 88홈런 출신 거포답게 파워가 일품이다. 미국에서 공갈포였지만, 스프링캠프에서 타격훈련하는 모습을 본 이범호 감독과 KIA 타자들은 이해하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삼진을 많이 당하고, 공을 제대로 못 볼 타격 매커닉이 아니라는 반응이었다. 실제 위즈덤은 삼진 24차례에 볼넷 19개로 볼삼비가 나쁘지 않다.
KBO리그 투수들에게 빠르게 적응하고 있다. 미국보다 5km 이상 느린 공을 던지는 투수가 대다수라서, 타이밍, 히팅포인트 조절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타이밍을 약간 늦춰 포인트를 조금 뒤에 놓아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위즈덤은 과감하게 포인트를 앞에서 놓고 치기도 한다. 그렇지 않으면 홈런이 많이 나오긴 어렵다.
103타석에서 9홈런을 쳤다. 11.44 타석당 1홈런이다. 위즈덤이 KIA의 잔여 119경기에 모두 출전해 4타석씩 소화한다고 가정하면, 41.6홈런을 추가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산술적으로 50~51홈런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물론 이 페이스를 시즌 내내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곧 여름이 찾아오고, 체력은 떨어진다. 9개 구단의 분석도 점점 날카로워진다. 이걸 전부 극복해야 50홈런 페이스를 지킬 수 있다. 실질적으로 위즈덤이 40홈런에 100타점을 훌쩍 넘기면 KIA로선 대만족이다.
역대 타이거즈 타자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은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의 40홈런이었다. 위즈덤이 26년 전 샌더스를 가볍게 넘어설 태세다. 마지막 홈런왕은 2009년 김상현(36홈런)이었다. 샌더스의 경우 홈런왕은 아니었고, 당시 해태도 드림리그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김상현은 홈런왕에 KIA의 통합우승까지 이끌며 정규시즌 MVP에 선정됐다.
위즈덤은 일단 홈런 단독 1위에 올랐다. 시즌 초반이다. 홈런왕을 장담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니다. 그러나 홈런생산력만큼은 ‘찐’이다. 위즈덤이 올해 타이거즈 단일시즌 홈런 신기록을 세우면서 홈런왕도 되고, 팀도 가을야구를 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위즈덤과 국내 중심타자들의 시너지도 중요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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