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뭐 하나에 꽂혀서 욕심을 내다보면…”
KIA 타이거즈 타격장인 최형우(42)를 수 차례 인터뷰하다 보면, 정말 팀 성적 외에 큰 욕심을 내지 않는 선수인 걸 알 수 있다. 선수라면, 수년간 현역으로 뛰다 보면 특정 개인기록에 욕심을 내는 게 자연스럽다.
그러나 최형우는 정말 그런 게 없다. 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 개인통산 400홈런을 터트리고도 자신은 홈런타자가 아니라고 했다. 정말 홈런 욕심 없이 20년 넘게 달려오면서 자연스럽게 만든 기록이 절대 다수다.
그나마 최형우가 의미를 부여하는 기록이 최고령 관련 기록이다.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야구를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굳이 하나를 덧붙이면 통산 1위를 달리는 타점(1668개)은 애착이 조금 더 있긴 한 듯하다. 타점이 팀에 직접적으로 보탬이 되는 기록이기 때문이다.
이범호 감독도 정말 최형우가 과도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며 자신을 단련시킨 게 지금까지 달려온 원천이라고 회상했다. 6일 고척 키움전을 앞두고 “대단한 것 같다. 안타를 쳐야 할 땐 치고, 장타를 쳐야 할 땐 친다. 나이가 있는데도 항상 출전하려는 마음이나 멘탈이 굉장히 좋은 선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범호 감독은 “몸 관리를 굉장히 잘 한다. 지금까지 꾸준한 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은, 뭔가 하나에 꽂혀서 욕심을 내다보면 어떤 해는 좋고, 또 어떤 해는 안 좋고 그런 시즌이 발생할 수 있는데 그런 게 없다. 항상 준비를 잘 하고,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좋은 마음가짐을 갖고 준비하는 선수다. 그래서 지금까지 좋은 성적을 내면서 선수생활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했다.
42세지만, 지금도 잠실이나 고척 등 투수친화적인 구장의 가운데 담장을 넘길 정도의 힘을 보유했다. 타구에 아직도 스피드가 강하게 실린다. 이범호 감독은 “방망이를 많이 친다. 훈련에 굉장히 시간 투입을 많이 한다. 쉴 땐 딱 쉬지만”이라고 했다.
결국 욕심 없이 땀으로 승부하는 선수다. 이범호 감독은 “컨디션이 안 좋으면 올라오게끔 기다리는 선수가 있고, 컨디션을 올라오기 위해 몸을 만드는 선수가 있다. 형우는 후자다. 컨디션이 올라오기 위해 몸이 괜찮다고 하면, 자꾸 뭔가 혹사를 시켜서 자기 자리로 찾아가려고 하는 본능이 있다. 캠프를 가면 항상 특타를 몇 번이나 한다. 국내에서도 항상 제일 먼저 나와서 훈련한다. 물론 똑 같은 루틴으로, 좋은 루틴으로 준비한다”라고 했다.
그런 최형우의 고민은 나이를 먹으니 좋았던 감각이 오래 안 간다는 것이다. 놀랍게도 30대 후반 대다수 타자에게 듣는 얘기다. 최형우는 그 자체도 받아들이는 한편, 역시 훈련으로 좋은 감각을 최대한 찾으려고 노력하는 스타일이다. 역시 세상에 그냥 이뤄지는 건 하나도 없다. 타격장인이 그냥 된 게 절대 아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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