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막 눈물 날 것 같고 벅찼다…” KIA 김도영 라이벌에게도 마법사 영원한 캡틴의 은퇴식은 가슴 뭉클했다[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나도 막 눈물 날 것 같고 벅찼다.”

1일 수원 KT위즈파크. KT 위즈는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박경수 퀄리티컨트롤코치를 1군 특별엔트리로 등록했다. 박경수 코치는 2024시즌을 끝으로 은퇴했고, 올해 코치로 변신해 본격적으로 지도자 수업을 받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흐름에 따라 박경수 코치를 경기에 내보내겠다고 했다. 3-4서 1점을 더 내주자, 9회초 1사에서 전격적으로 내보냈다. 박경수 코치에게 직접 타구가 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그라운드에 마지막으로 잠깐 선수로 설 수 있었다.

사실 이날 경기의 히어로는 ‘김도영 라이벌’ 윤도현(22, KIA)이었다. 윤도현은 1회 리드오프 솔로포 포함 연타석 홈런을 터트리며 KIA를 2연패서 건져냈다. 최근 4경기서 4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만만치 않은 펀치력을 보여준다. 공격력, 펀치력만큼은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은 선수였다. 괜히 김도영의 라이벌로 불린 게 아니다.

공교롭게도 윤도현은 최근 김선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꾸준히 2루수로 나간다. 박경수 코치 역시 현역 시절 주 포지션이 2루였다. 그런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1루 부근에서 부딪혔다. 박경수 코치의 현재 역할이 1루 코치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박경수 코치는 윤도현에게 괜히 농담조로 “뭐야, 그만 좀 쳐라”고 했다고. 윤도현은 대선배의 그런 말 한 마디도 그저 영광이었다. 윤도현은 “아닙니다. 감사합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 시작 전에 박경수 코치님 영상을 봤다. 나도 막 눈물 날 것 같고 벅찼다. 어릴 때부터 영상을 굉장히 많이 찾아본 선수였다. 그냥 같이 이 공간에 있다는 게 영광이다. 기분 좋다”라고 했다.

박경수 코치는 LG 트윈스와 KT에서 오랫동안 수비형 2루수로 활약했다. 건실한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였다. 고참이 돼 KT에 와서는 신뢰를 받는 덕아웃 리더였다. 윤도현도 공수겸장 2루수로서 장래가 촉망되는 선수이고, 언젠가 KIA의 중심이 돼야 하는 걸 감안하면, 박경수 코치의 리더십을 본받는 것도 좋은 일이다.

윤도현은 이제 막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선수나 다름없다. 당연히 은퇴라는 말은 와 닿지 않는다. 그래도 궁금했다. 그는 “아직 너무 먼 미래라서 생각은 안 해봤다. 그런데 야구선수라면 은퇴식을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을 하는 건 당연하다. 더 열심히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윤도현과 히어로인터뷰를 하는 그 순간, 이미 그라운드에는 박경수 코치의 은퇴식 영상이 상영되고 암전이 되는 등 분위기가 은퇴식 모드로 바뀐 상태였다. 윤도현도 그 모습을 잠시 바라보며 박경수 코치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했다.

수원=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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