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성대규·곽희팔 대표, 신한라이프서 희망퇴직 단행
노조 “요구 불응 시 총파업 등 모든 수단 불사할 것”
[마이데일리 = 이보라 기자] 동양생명과 ABL생명 노조가 우리금융그룹에 매각 위로금과 고용 보장을 강하게 요구했다.
2일 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과 동양·ABL생명 노조는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동양·ABL생명 매각 관련 합동 조합원 총회 및 고용안정 쟁취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측에 고용승계와 위로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면담 일정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우리금융은 이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날 노조는 우리금융에 5대 요구사항을 전했다.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없는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 △매각위로금 지급 △인수 후 독립 경영 및 노조 합의 △투명한 소통과 정보공개 등이다.
노조는 작년 7월부터 우리금융에 총 7차례에 걸쳐 공문을 보냈으나 우리금융에서는 금융위원회 승인이 나지 않은 상태라 논의하기에 시기상조라며 면담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금융위가 지난달 2일 동양·ABL생명 인수 건을 승인한 이후에도 면담 일정이나 공식적인 답변을 주지 않고 있다.
동양·ABL생명 노조는 우리금융이 계속해서 침묵으로 일관한다면 총파업에 나서겠단 경고를 전했다.
최선미 동양생명 노조 지부장은 “우리금융이 정당한 요구를 끝까지 외면한다면 총파업을 포함해 모든 수단을 불사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우리금융에 매각 위로금으로 월 급여의 600~1200% 수준을 요구했다. 매각 위로금은 기업이 인수합병 등 매각 과정에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보상금이다. 대체로 매각 위로금은 매도자가 지급하지만 동양·ABL생명의 모회사가 중국 다자그룹이라 지급할 가능성이 낮다. 이에 노조는 다자보험이 손을 떼기 전에 노사 간 합의를 마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노조는 동양·ABL생명에 내정된 차기 대표가 과거 희망퇴직으로 조직을 재편한 사례가 있는 만큼 불안감을 안고 있다.
우리금융은 지난달 16일 동양생명 대표에 성대규 인수추진단장을, ABL생명 대표에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추천했다. 앞서 신한생명은 오렌지라이프 인수를 주도했는데 신한라이프가 출범한 해에 희망퇴직으로 직원 250여명을 내보냈다.
김진건 ABL생명 노조 지부장은 “과거 신한과 오렌지 합병을 주도한 인물이 차기 대표가 된 가운데 당시 행한 희망퇴직과 비슷한 형태 조직을 재정비할 것”이고 비판했다.
이달 들어 노조 활동이 더 거세진 건 우리금융이 협상에는 나서지 않고 동양·ABL생명의 업무보고는 진행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동양생명은 부서장급 인원을 우리금융 본사로 소환해 업무보고를 올렸다. ABL생명도 지난달 22일부터 업무보고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은 동양·ABL생명 인수 절차가 완료되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표명했다. 우리금융은 오는 7월 동양·ABL생명의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아직 동양·ABL생명 인수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밝힐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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