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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도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메이저리그 입성이라는 꿈을 안고 미국으로 건너간 '잠수함 투수' 아오야기 코요(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박살이 났다.
아오야기는 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트루이스트필드에서 열린 2025 마이너리그 시카고 화이트삭스 산하 트리플A 샬럿 나이츠와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⅓이닝 동안 투구수 47구, 3피안타 4볼넷 7실점(7자책)으로 무너졌다.
지난 2015년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한신 타이거즈의 지명을 받은 아오야기는 데뷔 첫 시즌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 13경기에 등판해 4승 5패 평균자책점 3.29를 기록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3년까지 9승을 수확하는데 머물렀던 아오야기가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2019시즌부터였다.
아오야기는 2019년 25경기에 등판해 143⅓이닝을 소화, 9승 9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7승(9패)에 머무르면서 다시 주춤하는 모양새였으나, 2021시즌 25경기에서 156⅓이닝을 먹어치우는 등 13승 6패 평균자책점 2.48로 센트럴리그 다승왕과 승률왕 타이틀을 손에 쥐는 기쁨을 맛봤다.
이런 활약을 바탕으로 도쿄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한 아오야기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2022시즌에는 24경기에서 4번의 완투(2완봉)을 기록하는 등 13승 4패 평균자책점 2.05으로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며, 2년 연속 다승왕(13승)과 승률왕(0.765) 타이틀을 확보, 지난해 한신의 일본시리즈 우승에 힘을 보탠 뒤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본에서의 커리어가 엄청나게 화려했던 것은 아니었던 만큼 아오야기는 빅리그 구단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그래도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초청선수 자격으로 빅리그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는데, 눈에 띄는 성적을 남기지 못하면서 마이너리그에서 개막을 맞았다.
일본에서는 선발로 뛰었으나, 트리플A에서는 계투로 커리어를 시작한 아오야기는 4월 한 달 동안 7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기대감을 드높였는데, 5월 7경기에서는 1패 평균자책점 6.35로 어려움을 겪더니, 6월은 최악의 한 달을 보내고 있다. 지난 4일 샬럿 나이츠를 상대로 처음 선발 등판한 아오야기는 2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3자책)으로 부진했고, 이날은 미국 무대를 밟은 이후 가장 처참한 성적을 남겼다.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아오야기는 세 타자를 모두 뜬공으로 묶어내며 깔끔한 삼자범퇴 이닝을 선보였다. 그러나 8회 악몽이 시작됐다. 선두타자 잭 데라오치에게 볼넷을 내주더니, 드류 베이커와 제이콥 아마야에게도 모두 볼네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후안 곤잘레스에게 밀어내기 몸에 맞는 볼로 자멸하더니, 브룩스 발드윈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이 쌓이기 시작했다.
이어지는 무사 만루에서 아오야기는 코리 절크스를 상대로 땅볼을 유도하며 1점과 아웃카운트 한 개를 맞바꿨으나, 이후 앤드류 본과 트리스탄 그레이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으면서 무려 5점을 헌납했다. 결국 아오야기는 이닝을 매듭짓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고, 바통을 이어받은 투수가 아오야기가 님긴 승계 주자의 득점을 모두 허용하면서 1⅓이닝 7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기게 됐다.
이 등판으로 인해 아오야기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4.60에서 무려 7.94로 대폭 치솟았다. 메이저리그라는 부푼 꿈을 안고 건너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아오야기의 메이저리그 콜업은 점점 더 멀어져만 간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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