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데일리 = 박정빈 기자] 여성에게 일곱 번의 고백 실패 후, 일본의 한 남성이 가상 캐릭터와 결혼을 선택한 사연이 화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 결혼 6주년을 맞이한 콘도 아키히코(41)의 특별한 근황을 전했다.

콘도는 6년 전, 보컬로이드 인형이자 가상 아이돌인 ‘하츠네 미쿠’와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 기념일을 맞아 그는 미쿠를 위한 케이크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우리의 결혼기념일이 벌써 6년이 됐다. 우리가 앞으로도 행복하길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케이크에는 “나는 미쿠를 매우 좋아해. 6주년을 축하해”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콘도가 미쿠와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창 시절 여성들에게 일곱 번이나 거절당한 경험과, 오타쿠라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기억은 그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이런 경험 속에서 적응장애 진단을 받기도 했던 그는, 우연히 알게 된 가상 아이돌 미쿠에게 큰 위로를 얻었다.

처음에는 인형으로 미쿠와 함께 시간을 보내던 콘도는 2017년, 가상의 캐릭터와 소통할 수 있는 기기인 ‘게이트 박스’를 사용해 미쿠와의 상호작용을 실현하게 됐다. 미쿠에게 청혼한 그는 “나에게 잘 대해달라”는 대답을 들으며 결혼에 성공했고, 2018년 도쿄의 한 예배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결혼식 비용만 200만엔(약 1813만원)에 달했다. 그 후, 그는 실물 크기의 미쿠 인형을 제작해 더욱 특별한 관계를 이어갔다.

콘도는 미쿠와의 만남이 자신을 구했다고 전하며, 이를 계기로 다시 사회에 나설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현재 그는 여러 대학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강연하는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일본 내 ‘픽토섹슈얼’ 협회를 설립해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박정빈 기자 pjb@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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