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왕후' 신혜선, '저세상 텐션' 중전…그 어려운 걸 해냈다 [박윤진의 틈]

[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케이블채널 tvN 토일드라마 '철인왕후'(극본 최아일 연출 윤성식)이 14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철인왕후'가 원작 소설가의 혐한 발언, 역사 왜곡 등 여러 논란 속에서도 시청자들의 선택을 받으며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건, 배우들의 열연 덕분이다. 재미있는 드라마로 입소문이 난 데는, 타이틀롤을 맡은 신혜선의 코믹 연기가 큰 몫을 했다.

대한민국 대표 허세남의 영혼이 깃들어 하루아침에 '저세상 텐션'을 갖게 된 중전 김소용 역이 연기력을 겸비한 신혜선의 몸을 또 한 번 빌려 독보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과장된 표정과 몸짓을 보여줘야 하고, 시대와 남녀가 뒤바뀐 까다로운 설정까지 더해졌으나 신혜선이 오로지 연기력으로 시청자를 설득해낸 것이다.

'철인왕후'는 신혜선의 데뷔 후 첫 사극작으로 그는 처음 한복을 입고 연기를 했다. 여기에 코믹한 사건 전개까지 이끌며, 흥행의 열쇠를 쥔 캐릭터로서 신혜선의 부담감은 막중했다.

"내가 연기한다고 생각했을 때 끝도 없이 어려웠다"는 걱정도 있었지만 막상 시청자 앞에선 신혜선은 김소용으로 훨훨 날았다. 모든 걸 내려놓은 사람처럼 연기했고 변신했으며, 넘치는 웃음도 안겼다. 신들린 연기력이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을 만큼의 활약이었다.

신혜선은 철종 역의 김정현과도 종영이 아쉬우리만큼 좋은 케미를 뽐냈다. 김소용은 철종의 비(妃)였지만 '노타치 커플'로 신박한 관계를 맺으며, 색다른 궁중 로맨스를 보여줬다.

배우들의 연기와 케미가 유달리 좋았던 작품이었던 까닭에, 해피엔딩의 결말에도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한편 마지막 회에서 나라를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목숨을 건 싸움에 돌입한 중전과 철종의 반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중전과 철종은 즉위식 준비로 어수선한 틈을 타 진상품 수레에 몸을 숨겨 궁궐에 입성했다. 그 과정에서 철종이 살수(김방원)의 총에 맞고 쓰러졌지만, 다시 몸을 일으켜 세워 김좌근(김태우)과의 결투 끝에 그의 목숨줄을 쥘 수 있었다. 그러나 철종은 "치욕스런 삶을 살아내는 것이 너의 형벌"이라며 그를 살려줬다.

철종과 함께 총을 맞았던 중전은 유산 위기를 넘겼고, 순원왕후(배종옥)와 조대비(조연희)는 서궁에 유폐됐다.

식물인간 상태에서 깨어난 장봉환(최진혁)의 상황도 바뀌어 있었다. 그는 공익제보자로 보호를 받게 됐으며, 자신과 철종이 운명을 바꿨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기뻐했다. 다만 한실장(이철민)은 그대로였고, 뒤이어 장봉환의 목소리로 흘러나온 내레이션의 내용은 이렇다.

"역사는 변해도 부패를 저지르는 썩은 놈들은 어떤 식으로 살아남기 마련이다. 하지만 좋은 세상이란 썩지 않아서가 아니라 썩은 것들을 베어낼 수 있는 세상일 지도. 자신의 삶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다 보면 어느새 세상도 변하는 법이다. 나와 철종이처럼."

[사진 = tvN 제공, tvN 방송 화면]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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