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드러난 황영웅, 아직도 하차 안하다니 [MD칼럼]

[이승록의 나침반]

MBN '불타는 트롯맨' 유력 우승 후보 황영웅이 온갖 과거 논란에 사과하면서 "부디 다시 얻은 노래하는 삶을 통해서 사회의 좋은 구성원이 되어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라고 했다.

말문이 막히는 입장문이다.

벌금형 처벌까지 받은 전과자 황영웅이 예능에 나와 인기 얻고 돈 버는 게, 대체 우리 사회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묻고 싶다. 전과자도 노래만 잘하면 방송에 나와 인생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려는 건가.

황영웅은 "어른이 되어가면서 과거에 있었던 일들을 돌아보며 후회하고 반성해왔다"고 했다. "사과의 말씀을 이제야 드리게 되어 후회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면서 "친한 사이였던 친구에게 상처를 입히게 된 것 진심으로 미안하다. 직접 만나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도 했다.

그동안 뭐했나.

'불타는 트롯맨' 제작진에 따르면 황영웅은 2016년 벌금형을 받았다. 7년 전이다. 이제 와서 "직접 만나서 사과의 마음을 전하고 용서를 구하겠다"고 하는데, 대중이 황당할 수밖에 없다.

더 당황스러운 건, 명명백백 전과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하차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신 "평생 못난 아들 뒷바라지 하며 살아오신 어머니", "생계를 꾸리는 엄마를 대신해서 저를 돌봐주신 할머님" 등 가족을 운운하며 동정에 호소했다. '하차'는 일절 언급도 안했다.

황영웅은 "저의 잘못과 부족함을 용서해주십시오"라면서 "부디 과거를 반성하고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저에게 주시길 부탁드린다"고도 했다.

과거를 반성하는 것과 우승 상금 노리고 경연하는 게 당최 무슨 연관이며, 보다 나은 사람으로 변화하며 살아갈 기회를 왜 방송에서 찾으려고 하는지 납득되지 않는다. 하차하면 반성 못하나, 하차하면 보다 나은 사람으로 못 살아가나.

제작진도 실망스럽다.

이번 입장문에서 제작진은 "2016년(당시 22세), 황영웅은 검찰의 약식 기소에 의한 벌금 50만 원 처분을 받았다"고 했다. 황영웅이 어떤 혐의로 벌금형을 받았는지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어물쩍 넘어간 꼴이다.

"제기된 내용에 있어서 서로 다른 사실이 있음도 확인하였고, 억울한 부분도 있을 것으로 생각도 된다"는 말은 가해자 황영웅 두둔 밖에 안된다.

특히 제작진은 "황영웅은 모든 잘못과 부족함에 대해서 전적으로 사과하고 있으며, 자신의 과거 잘못을 먼저 고백하지 못했던 것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있다"고 했다. 당사자가 사과까지 했으면, 이제는 제작진이 황영웅을 하차시키는 게 당연한 수순이다.

황영웅이 하차 않고 버티고, '불타는 트롯맨'이 그런 황영웅을 끌어안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를 절망에 빠뜨리는 행위다. 전과가 있어도 대중의 인기를 얻고 부를 쌓을 수 있다면, 그걸 또 막대한 권력의 방송국이 돕는다면, 그런 사회를 정상이라고 할 사람은 없다.

'불타는 트롯맨' 우승 상금은 누적제로 진행 중이다. 이미 상금이 5억9655만 원까지 쌓였다. 7~8억 원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황영웅이 '불타는 트롯맨'의 유력한 우승 후보란다.

[사진 = MBN '불타는 트롯맨' 방송 화면]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