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꾹 닫은' 유아인, 이렇게 과묵한 남자였나 [MD칼럼]

[이승록의 나침반]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36)의 프로포폴 및 마약 의혹은 그 사건 내용만으로도 충격적이지만, 하나 더 놀라운 사실은 유아인이 본인 입으로는 여태껏 아무 입장도 안 밝혔다는 점이다.

지난달 초 소속사 UAA에서 유아인의 경찰 조사 사실을 인정하며 "모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며 문제가 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소명할 예정"이라며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했으나, 정작 당사자인 유아인은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입 다물고 있다.

경찰 조사를 통해 입장 밝히려는 생각일 수 있겠지만, 이러한 사회적 파문을 일으켜놓고 그저 침묵하는 건, 톱스타로서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

본분을 망각한 격이다. 2003년 데뷔해 20년 동안 유아인이 누린 인기와 축적한 부는 모두 대중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이다. 대중이 그간 유아인을 지지하고 사랑해주지 않았더라면 지금의 유아인은 없었다. 그런 대중이 지금 얼마나 큰 배신감과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지 유아인은 실감 못하나.

그동안 유아인이 각종 사회 이슈에 소신 발언을 해왔던 것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침묵은 낯설 정도다. 남들의 이슈에는 날카로운 목소리를 내다가 정작 자신의 사건이 터지자 입을 꾹 닫는 모습에서 그 누가 '소신'을 찾을 수 있겠는가.

특히 팬들을 돌이켜봐야 한다. 프로포폴 투약량 등 충격 보도가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일부 팬들은 유아인의 편에 서 있다. 지금껏 유아인이 말해 온 사상과 신념을 허물어뜨릴 만큼 충격적인 파문임에도 말이다. 유아인은 아직도 자신을 믿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하루 빨리 솔직한 입장을 밝히는 게 마땅하다.

지금의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당당하게 부인하면 되고, 의혹에 사실이 있다면 똑바로 인정하고 합당한 처벌 받는 게 응당 옳다. 근데 지금의 유아인은 어쩌고 있나. 이토록 입이 무거운 사람이었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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