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까칠한 축구]한국 축구 다득점 위해 '남북통일' 이룩하자!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세계 최고 '명문'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출신에다, 세계 최강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에, 독일 청소년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세계적 명장' 울리 슈틸리케 감독. 그의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은 변함이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참패를 당하며 몰락한 한국 대표팀을 감사하게도 이끌어 줬다. 대한축구협회는 슈틸리케 감독의 많은 장점 중 '인성'과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을 높이 사며 그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한국 축구는 놀랍게도 눈부시게 발전했다. 한국 축구 역사는 슈틸리케 전과 후로 나눌 수 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에서 기적의 준우승을 일궈냈고, 2018 러시아 월드컵 2차 예선에서 8전 전승이라는 마법을 부리기도 했다. 한국 축구팬들은 그를 '갓틸리케'라 불렀다.

이후 더욱 많은, 놀라운 업적들이 탄생했다. '늪축구'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고, 한국 대표팀의 중국 원정 사상 첫 패배로 중국 축구의 발전을 몸소 증명했으며, 한국 대표팀에 우루과이에서 귀화한 카타르 대표팀 소속 세바스티안 소리아와 같은 공격수가 필요하다며 한국 축구를 걱정했다. '슈팅 0개'의 짜릿함도 빠뜨릴 수 없다.

아쉽게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을 다 끝내지 못한 채 2017년 한국 대표팀과 이별한 슈틸리케 감독. 그렇지만 그는 이 아쉬움을 또 다른 사랑으로 표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새로운 수장이 되자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독일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한국 축구의 과거·현재·미래에 대한 진심을 전했다.

주옥같은 조언과 희망의 메시지들이 넘쳤다.

대표적인 발언들을 살펴보면 그의 진심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K리그는 인기가 없다." 맞다. 지금도 크게 인기는 없다. "아직 해외 명문 구단에서 뛰는 선수가 너무 적다." 이 역시 맞는 말이다. 슈틸리케 감독처럼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선수는 없다.

"손흥민이 없으면 공격이 마비된다." 모두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이 말은 반은 맞고 반을 틀리다. 손흥민이 '있는데도' 공격이 마비되는 '슈틸리케의 마술'을 한국 축구가 경험해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슈틸리케 감독은 진작부터 소리아의 필요성을 강조했던 것이다. 앞을 보고, 멀리 볼 수 있는 지도자임에 틀림없다.

슈틸리케 감독이 전한 가장 강렬한 메시지는 이 부분이다.

"남북 사이 평화 협정이 이뤄지지 않아 한국은 줄곧 경계 태세다. 남한과 북한 사이의 갈등이 국민들의 기질에도 반영돼 있다. 축구도 그렇다. 규율·의지·강인함 등 필수적인 특성이 갖춰져 있어 수비는 꽤 잘한다. 반면 공격에서는 창의성이나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와 같은 미덕이 부족하다."

'엄청난 혜안'이다. 이전까지 한국 축구계의 그 누구도 파악하지 못했던 부분, 그 누구도 분석 조차 하지 못했던 이 엄청난 인과관계를 슈틸리케 감독이 꿰뚫어 본 것이다. 어떻게 이런 발상의 전환을 해낼 수 있는가. 찬사가 터져나올 수밖에 없다.

한국 축구가 역사적으로 꾸준히 괴롭힘을 당했던 고질적인 문제다. 공격력 부재·결정력 저하·득점력 빈곤. 그 어떤 감독과 선수들도 풀지 못했던 난제. 슈틸리케 감독으로 인해, 드디어 이 원인을 알게 된 것이다.

분단국가라는 특수한 환경이 한국 축구의 공격력과 연결돼 있었다니. 한국 축구 발전의 새로운 출발점으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위대한 발견이다.

자연스럽게 그 누구도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던 이유도 밝혀졌다. 애초부터 전술·훈련·팀워크 등으로 극복할 수 없었던 문제였다. 세계 최고의 명장이 와도, 세계 최고의 선수가 있어도 세계 유일의 환경적 장막에 막힐 수밖에 없었던 과제였던 것이다. 원인을 알기 전, 문제 해결 접근법부터 틀렸던 셈이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방법도 알게 됐다. 단 한 가지, '남북통일'이다.

한국 축구는 '다득점'을 위해 반드시 남북통일을 이뤄내야만 한다.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으면 한국 공격력의 창의성과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 역시 가로막힐 수밖에 없다.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없다. 모든 축구인들이 앞장서 발 벗고 나서야 한다. 또 한국의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한편으로 생각하면 슈틸리케 감독이 우리 민족의 소원인 남북통일까지 세심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에 대한 끝없는 애정. '갓틸리케'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그의 조국은 통일하기 전 서독이었다. 한국과 비슷한 환경이었다. 그래서 더 분단국가에 대한 애정이 컸는지도 모르겠다.

그러고 보니 서독은, '분단국가' 서독은 통일이 되기 전에 3번(1954 스위스 월드컵·1974 서독 월드컵·1990 이탈리아 월드컵)이나 월드컵 우승을 차지했는데. 서독은 분단국가임에도 어떻게 공격에서의 창의성과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가 강했을까. 다시 한번 세계적 명장 슈틸리케 감독의 혜안을 기다려본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최용재 기자 dragonj@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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