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의 순간 '악'소리와 함께 코트와 관중석은 정적…'눈물과 기도'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치열한 승부의 순간이 일순간 정적이 되었다'

한국전력이 22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도드람 2022~2023 V리그' 준플레이오프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19, 25-18, 18-25, 25-22)로 승리하며 PO 진출 티켓을 따냈다.

1세트는 양팀은 팽팽했다. 아가메즈와 타이스가 나란히 9득점 올렸다. 하지만 정작 서브 범실 때문에 분위기가 가라 앉았다. 우리카드는 서브에이스 3개를 기록했지만 서브 범실이 4개였다

12-11까지 가는 박빙이었지만 타이스가 득점을 올리며 1세트를 잡은 한국전력은 산뜻하게 출발했다.

2세트에도 타이스와 서재덕이 활약하며 역전을 시켰다. 마음이 급해진 우리카드는 공격 범실이 나왔고, 2세트도 한국전력이 가져갔다.

3세트는 홈 팬들의 열렬한 응원에 우리카드가 보답했다. 타이스의 공격을 연속 블로킹으로 막으며 팀 분위기가 살아났다. 특히 송희채와 아가메즈의 공격 성공률도 좋아져 3세트는 우리카드가 반격을 했다.

4세트는 더욱더 팽팽했다. 6-6 동점에서 신영석과 서재덕이 블로킹과 연속 속공을 하며 달아났다. 우리카드도 추격을 하며 20-20 동점이 되었고, 23-21 상황에서 타이스의 공격을 우리카드 아가메즈가 완벽하게 블로킹을 하며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착지 과정에서 타이스의 발을 밟으면서 왼쪽 발이 접질렸다.

일 순간에 코트와 관중석은 정적이 흘렀다. 아가메즈도 고통을 호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관중석에서 아가메즈를 응원하던 부인은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했다.

타이스는 고통스러워하는 아가메즈를 지켜보며 괴로워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뒤 발목을 만지며 아가메즈는 코트에 일어섰다. 관중들은 많은 박수를 보냈다. 다행히 심각한 부상은 아니었다. 타이스는 그 순간 아가메즈를 끌어 안으며 미안함을 전했다.

경기는 진행되었다. 매치 포인트까지 만든 한국전력은 타이스의 블로킹으로 경기를 끝내며 축포를 터뜨렸다.

경기 종료 후에도 타이스는 아가메즈를 찾아 부상 부위를 물어보며 다시 한 번 미안함 마음을 전달했다.

▲블로킹하는 아가메즈에 비해서 타이스가 먼저 착지를 하고 있다. 타이스의 발을 밟고 고통스러운 아가메즈.

▲관중석의 아가메즈 부인은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가메즈와 타이스가 서로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타이스 27점, 서재덕 13점, 임성진이 11점을 올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고, 아가메즈는 트리플크라운을 기록하고도 봄 배구를 끝냈다.

한편 우리카드에 승리해 플레이오프에 오른 한국전력은 오는 25일 정규리그 2위 현대캐피탈의 홈 구장인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1차전을, 한국전력의 홈 구장인 수원에서 2차전, 다시 천안에서 3차전이 열린다. 플레이오프는 3전 2선승제로 진행된다.

[타이스의 발을 밟으며 착지한 우리카드 아가메즈가 코트에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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