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될 사람은 된다'...천운을 타고난 '국민감독', '약속의 땅' 잠실에서 감독 데뷔 첫 승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유진형 기자] 옛말에 '될 사람은 된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이승엽 감독을 두고 나온 말이 아닌가 싶다.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선수 시절 이룰 건 다 이룬 슈퍼스타 출신이다. KBO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3년 56홈런)과 2위 기록(1999년 54홈런)을 모두 가지고 있는 홈런왕 출신으로 한일 통산 626홈런이라는 전대미문한 기록 보유자다.

홈런뿐 아니라 타점, 득점, 장타율에서도 리그를 호령하며 10차례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은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의 타자였다. 그리고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도 그의 존재는 빛났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동메달, 2006년 WBC 및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까지 이승엽은 선수 시절 최고였다.

2017년 선수 은퇴 이후 KBO 홍보대사와 야구 해설위원, 최강야구 감독으로 활동할 때도 그의 평은 좋았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감독으로 취임할 때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코치로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사람들도 감독으로서 실패를 하는데 이승엽은 코치 경험조차 없는 상황에서 바로 감독으로 팀을 맡아도 되겠냐는 말이었다.

하지만 그는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개막전, 롯데 자이언츠와의 감독 데뷔 첫 경기에서 4시간 43분의 혈투 끝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감독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의 사령탑 공식 데뷔전에서 드라마 같이 승리했다.

두산은 7회까지 3-8로 끌려갔고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김재환의 동점 3점포로 동점을 만들었고, 연장 11회에는 9-10으로 리드를 빼앗긴 상황에서 로하스의 끝내기 3점포로 개막전서 짜릿하게 승리했다.

'될 사람은 된다'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른 경기였다. 두산 베어스의 홈구장인 잠실야구장은 삼성 시절 이승엽 감독이 1995년 4월 15일 LG를 상대로 프로 데뷔 첫 안타를 기록한 야구장이다. 그리고 28년이란 시간이 흘러 2023년 4월 1일 이승엽은 감독 데뷔 첫 승을 다시 잠실야구장에서 기록했다. '잠실'은 이승엽 감독의 '약속의 땅'인 것인가.

[프로 데뷔 첫 경기에서 첫 승을 거둔 이승엽 감독.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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