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운장(運將)이 있나→2개월 감독 맡았을 뿐 '당당히 우승!'→경질된지 8개월만에 화려한 부활

[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은 지난 해 9월 7일 전격적으로 경질됐다. 당시 첼시는 “우리 구단은 오늘 부로 투헬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의 계약을 해지했다. 그동안 팀을 위해 헌신해준 투헬 감독과 코치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특히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슈퍼컵 우승,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에 감사한다”면서 투헬 해고 소식을 전했다.

이날 투헬은 새벽에 열린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 1차전에서 디나모 자그레브에 0-1 패배를 당했다. 과거 K리그에서 등록명 ‘오르샤’로 뛴 미로슬라프 오르시치(30)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지난 해 5월 LA 다저스 공동 구단주인 토드 보엘리가 첼시를 인수했다. 그는 투헬 감독의 요청을 받아 칼리두 쿨리발리, 라힘 스털링,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등을 영입했지만 자그레브에 충격을 패배를 당한 것을 참지못하고 칼을 빼들었다.

그로부터 약 8개월 20일만인 5월 28일 투헬은 도버해협 건너 독일 분데스리가 우승을 차지했다. 그것도 지난 3월 25일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이 경질당한 바이에른 뮈헨 사령탑에 오른지 2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말 극적이었다. 바이에른 뮌헨과 도르트문트는 시즌 막판까지 1위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1위는 도르트문트로 승점 70점, 2위는 바이에른 뮌헨으로 승점 68점이었다.

분데스리가는 2022-23시즌 최종전 34라운드 최종전을 27일 밤 10시 30분 동시에 시작했다. 승부조작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1위 도르트문트는 홈에서 마인츠를 상대했다. 2위 바이에른 뮌헨은 FC쾰른 원정을 떠났다. 도르트문트가 마인츠전에서 승리하면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고 바이에른 뮌헨은 쾰론을 무조건 이기고 도르트문트가 비기거나 패하기만을 기대해야 했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바이에른 뮌헨이 고대했던 시나리오대로 경기가 풀렸다.

도르트문트는 정말 전반전 0-2로 끌려가던 스코어를 후반전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더 이상 골을 넣지 못해 2-2로 비겼다. 승점 71점.

같은 시각 바이에른 뮌헨은 쾰론에 2-1로 승리, 승점 71점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골득실차에서 도르트문트보다 크게 앞서 역전 우승을 일궈냈다. 뮌헨은 득점은 9점이나 많았고 실점은 6점이나 적었다. 15개의 골득실차를 앞세워 뮌헨이 기적같은 우승을 차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0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고 반면 도르트문트는 11년만의 우승 도전에 나섰지만 한 경기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바이에른 뮌헨의 우승은 토마스 투헬 감독에게 명예회복이었다. 지난 해 9월 충격의 경질을 당한 지 약 9개월만에, 바이에른 뮌헨을 맡은 지 2개월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영국과 독일에서 정말 극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투헬이다.

[투헬 감독은 지난 해 9월 첼시에서 해고됐다. 하지만 지난 3월 독일 바이에른 뮌헨 감독을 맡아 2개월 만에 우승을 일궈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