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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선애 기자]SBS 수목극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이하 ‘여친구’)가 끝나고 사흘이 지난 3일 오후, 아직 ‘구미호’란 이름이 어색하지 않은 신민아를 만났다. 극중 미호처럼 긴머리 찰랑거리고 흰 원피스를 입은 모습이 아닌, ‘패셔니스타’로 꼽히는 ‘연예인 신민아’다운 시크한 차림이었지만 그녀의 마음 속은 여전히 미호로 꽉 차 있었다.
“방송 끝나고 이틀동안 그냥 잠 자고, 오랜만에 친언니 만나서 밥 먹고 그렇게 쉬었어요. 마지막 방송을 보고 마음이 되게 허전하더라고요. ‘이게 끝난게 맞나. 새벽에 또 나가야 되지 않나’ 싶고. 그동안 하루를 채 못 쉬었는데 갑자기 이틀을 쉬니까 ‘이제 끝났구나’ 싶어요. 섭섭하기도 하고 아쉽기도 하고. 끝났다는 기분이 확 들어서 몸도 마음도 허전해요.”
‘여친구’ 마지막회가 끝나고 미호가 인간이 된 것인지, 여전히 구미호로 남아있는 것인지 의견이 분분했다. 미호가 “꼬리 하나 남았어”라며 대웅(이승기 분)에게 흰 꼬리 하나를 보였는데 이를 두고 시청자들은 ‘인간이 됐는데 가짜 꼬리로 장난친 거다’ ‘아직 꼬리 하나가 남은 구미호다’ 라며 각기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직접 구미호를 연기한 신민아는 어떻게 결말을 받아들이고 있을까.
“작가의 의도는 열린 결말인 거 같아요. 미호는 아직 인간이 안 됐고 꼬리 하나 남은 여우인거죠. 그건 신랑을 찾으면 인간세계에 살 수 있게 해준다는 삼신할머니의 약속이에요. 삼신할머니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호를 내보내 준 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해요. 결국 미호는 여우인거죠. 꼬리가 하나 남았으니 구미호가 아닌 일미호라 할까요?”(웃음)
지난 2개월동안 신민아가 연기한 구미호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눈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활짝 웃으며 대웅에게 “네가 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아”라고 말하는 구미호는 지금껏 한국드라마에서 수많은 여배우들이 연기한 무시무시한 구미호와는 전혀 다른 신개념의 구미호였다.
“미호는 정말 아기 같은 순수함이 있고, 오히려 사람보다 더 사람 같은 모습이 있었어요. 500년만에 갓 태어난 아이 같은 구미호라 ‘얜 구미호야’ ‘구미호라 이러면 안돼’ 이런 생각을 하면 더 함정에 빠질 거 같았죠. 대사도 ‘짝짓기’처럼 ‘이런게 나와도 되나’ 싶을 정도의 표현이 많았어요. 근데 이상하게 대사가 계속 반복되다 보니 하나의 유행어가 되고 그게 미호의 캐릭터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나중에는 그런 것에 익숙해진 거 같아요.”
“제가 연기하면서 미호가 너무 불쌍했고, 그런 불쌍한 것에 정점을 찍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 미호가 희생하고 사랑이 이뤄지지 않는 그런 측은함이 정점을 찍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새드엔딩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근데 제 주변 어떤 분의 아들이 미호가 기절하는 신을 보더니 미호가 죽는 줄 알고 너무 놀라 기겁을 했대요. 아마 홍자매 작가님들도 미호와 대웅이를 좋아하는 분들이 그렇게 상처를 받을까봐 그런 마음에 해피엔딩으로 결말을 낸 게 아닐까 그렇게 생각해요.”
‘여친구’의 화제성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도 컸지만 시청률 40%를 넘기던 KBS ‘제빵왕 김탁구’에 밀려 시청률 10%대를 유지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그런데 신민아는 시청률에 대해선 오히려 만족한다는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시청률은 생각보다 잘 나온 거 같아요. 저희가 첫방했을 때 ‘제빵왕 김탁구’는 30%를 넘기던 드라마였거든요. 근데 저희 첫방 시청률이 12% 정도 나오면서 생각보다 잘 나왔더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하면 20%도 갈 수 있겠다 했는데, 마지막엔 20%가 나오더라고요. 그런 부분에선 잘 나온 거 같아서 나름 선전했다고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우로서의 욕심이 더욱 생겼다는 신민아. 여신 같은 신비로운 이미지에 ‘친근함’을 더한 신민아는 앞으로 맡을 수 있는 배역의 폭이 더욱 넓어진 것은 분명하다. 여배우 신민아의 미래가 더 기대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책임감이 더 생겼어요. 더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시니까, 사적인 부분들도 그런 기대에 부응할 정도로 신경을 써야겠다는 부담과 책임감이 생긴 것 같아요. 그래서 저를 위해 투자할 시간을 가지려고요. 배우 신민아든 인간 신민아든, 저를 완벽에 가까운 모습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사진=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강선애 기자 saka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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