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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가 왼쪽 날개를 잃고 방황 중이다. 이에 겹쳐 맨유 왼쪽 측면 자원 중 하나인 박지성의 미래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박지성은 24일 오후(이하 한국시각) 브리타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맨유와 스토크시티의 2010-1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9라운드 경기에 결장했다. 박지성은 교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고 경기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2골로 맨유가 2-1로 승리했다.
이날 맨유는 4-4-2 포메이션에 오른쪽 날개에 루이스 나니를 배치시키고 왼쪽 날개에는 파트리스 에브라를 출전시켰다. 대신 에브라의 왼쪽 수비 자리는 존 오셔가 담당했다.
박지성은 지난 21일 UEFA 챔피언스리그 부르사스포르전에 선발로 출전해 71분동안 활약한 바 있다. 지난 12일 서울에서 열린 한일전을 앞두고 무릎 통증을 느껴 공식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던 박지성은 부르사스포르전에 선발 출전하며 우려를 불식시켰다. 따라서 영국 현지 언론도 박지성의 스토크시티전 선발 출전을 예상했다.
하지만 이날 맨유는 박지성이 아닌 에브라를 왼쪽 날개로 출전시켰고 후반 25분에는 오셔 대신 마이클 캐릭을 투입해 중앙에 있던 플레쳐를 오른쪽으로 보내고 나니를 왼쪽으로 이동시켰다. 경기 종료 직전 가브리엘 오베르탕이 투입되긴 했지만 특별한 전술적 변화를 꾀하지는 않았다.
이처럼 맨유는 현재 왼쪽 날개 자리를 두고 방황하고 있다. 지난 시즌 이적 첫 해부터 맹활약한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발목 골절로 복귀가 불투명한 상황이며 라이언 긱스 역시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해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결국 박지성에게 주어진 책임이 클 수 밖에 없지만 박지성을 둘러싼 관측은 낙관적이지 않다.
지난 22일 영국 일간지 '타임즈'는 박지성을 캐릭, 안데르손, 마이클 오언, 웨스 브라운, 토마시 쿠슈차크 등과 함께 시즌 종료 후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방출 시킬 선수들로 예상했다. 이 매체는 맨유가 새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기존의 선수들 중 상당수를 이적 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24일 또 다른 영국 매체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주장한 내용은 더욱 구체적이었다. 이 매체는 맨유가 토트넘에서 왼쪽 수비와 왼쪽 미드필더 모두 소화하고 있는 가레스 베일을 영입하기 위해 현금에 박지성과 캐릭을 얹어 트레이드를 제안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일은 21일 인터밀란과의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경기에서 0-4로 뒤지고 있던 후반 왼발로만 내리 세골을 터뜨려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등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또한 왼쪽 수비와 미드필더 두 포지션이 전부 가능하다는 점과 21살이란 어린 나이는 각 구단들이 영입에 매력을 느끼기 충분한 상황이다.
따라서 긱스가 노쇠화로 은퇴를 앞 둔 사실과 발렌시아의 부상이 심각해 회복 후에도 이전 기량을 되찾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어 맨유는 측면 자원의 보강이 절실하다.
이같은 맨유의 위기 속에 박지성이 팀 승리에 공헌하는 플레이를 펼친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하지만 12월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내년 1월 아시안컵을 위해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되면 팀을 떠난 박지성의 입지는 더욱 흔들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다음달 13일 애스턴 빌라전까지 3~4일 간격의 빡빡한 일정을 앞둔 맨유에 '두개의 심장' 박지성이 어떤 새바람을 불어 넣을지 주목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왼쪽)과 박지성. 사진 = 마이데일리DB]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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