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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배우 한효주(23)는 이제 연기맛을 제대로 알았다. 지난 6개월동안 MBC 월화드라마 '동이'라는 무게를 이고 있었던 한효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산전수전을 겪으며 연기자로서, 또 20대초 처녀 한효주로서도 한층 성숙해졌다. 자신의 생각을 조근조근 그리고 또박또박 전하는 한효주는 감기에 걸려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만큼은 갑작스런 추위도 어쩌진 못했다. 특히 자신의 연기관에 대해 열변을 토해낼때 그 큰 눈은 더욱 반짝였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효주는 여유로운 모습이었다. 드라마 끝나고 제대로 쉬지 못했지만 또 결과야 어떻든간에 몇 달동안 준비했던 시험을 끝마친 후련한 수험생의 모습이었다.
"3일 전 감기에 들었어요. 작품 끝나면 아픈다는 얘기를 몰랐는데 이번에 감기에 걸리고 알았어요. 거의 1년동안 긴장한 상태로, 이번주에 대본 나오면 다음주에 촬영에 들어가야하는 스케줄이 반복돼 매번 시험보는 기분으로 대본을 외우고 연기를 했더니 저도 모르게 몸이 많이 축났나봐요"라며 웃음을 보였다.
지난 3월부터 10월까지 7개월동안 배우들, 전 스태프들과 동고동락했기에 그립고 아쉽지는 않을까. "아무래도 촬영을 하지 않으니깐 실감은 나더라고요. 그렇다고 공허함 이런 것은 없는데 드라마 자체가 끝났다는 시원섭섭함은 있어요. 촬영할 때는 너무 힘들어서 당장 내일이라도 끝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시원할 줄 알았는데 막상 끝나고 보니깐 그렇지도 않더라고요.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깐 한 달은 더 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참 사람 마음이 그렇죠?"라며 동의를 구하기도 했다.
"사실 이영애 선배님과의 비교, 타이틀롤 부담감이 컸어요. 언젠가는 사라지겠지라는 생각에 극복하기보다는 그냥 뒀어요. 하지만 상상했던 것 보다 힘들더라고요. 물론 타이틀롤을 맡았다는 것이 굉장히 큰 영광일 수도 있지만 시청자들의 냉정한 반응과 질타에는 많이 흔들리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럴때마다 선배님들이 많은 격려를 해주셨어요. 어떤 말씀을 하시는게 아니라 저를 보고 지긋이 웃어주는 것 만으로도 많은 힘이 됐죠"라며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함께 호흡했던 배우들을 꼽았다.
한효주는 '동이'를 끝낸 소감을 "해냈다"라는 말로 짧게 정리했다. "숙제를 끝낸 느낌, 시험을 끝낸 느낌이 강해요. '성공했다'가 아닌 '잘 해냈다'는 말이 제일 적절한 것 같아요" 말은 이렇게 해도 아쉬움은 큰 가 보다. "'동이'를 처음 시작했을때 저의 그릇이 손톱만큼이었다면 지금은 엄지만큼 커졌어요. 잘 담아낼 수 있었는데..."라며 못내 아쉬워했다.
23살의 어린 나이지만 한효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어머니 역할도 소화했다. "상상만으로 아이 엄마가 된 다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지만 영잉군을 연기한 형석이가 워낙 연기를 잘 해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었어요"라며 "형석이를 보고 있으니 아들을 삼고 싶다는 마음까지 생기더라고요.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고 연기도 잘하고요"라며 이형석 군과의 모자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어 "형석이한테 우스갯소리로 '동이엄마가 좋아? 진짜 엄마가 좋아?라고 물었더니 '동이엄마가 좋다'고 대답해 데려가 살고 싶었어요"라며 즐거워했다.
"멜로 작품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고 20대 청춘에 오랫동안 기억될 작품으로 남기고 싶어요. 아, 코미디 연기도 하고 싶어요. 제가 평소에는 웃기지 않은데 연기하면 저 스스로가 재밌는 사람이 될 것 같아요"라며 다음 작품에서의 자신의 모습에 스스로 기대감을 표했다.
한효주는 '변신'에 목 말라 있는 여느 배우들과는 다른 연기관을 갖고 있었다. "굳이 팍팍 변해야할 필요가 있을까요? 빨리 변신을 하고 싶어서 맞지도 않는 타이트한 옷을 입고 연기하고 싶지는 않아요. 급하게 먹으면 체하는 것 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는대로 하고 싶은 연기를 하고 싶어요"라며 "1, 2년 뒤 저와 어울리는 캐릭터를 만났을때 그때 자신있게 변신을 하고 싶어요. 그 전에는 섣불리 시도하고 싶지 않아요"라며 시간이 흐르는 것 처럼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현재는 모든 것을 놓고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한효주의 다음 작품은 안방극장이 아닌 스크린을 통해 만날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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