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종합
[마이데일리 = 중국 광저우 강지훈 기자] 중국 양궁스타 장쥐안쥐안(29)은 아마 국내팬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외국 양궁선수일 것이다.
그녀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여자양궁 개인전에 출전해 8강전에서 주현정, 4강전에서 윤옥희 그리고 결승전에서 박성현을 차례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따 '한국킬러'라는 명성을 얻었다. 올림픽마다 금메달을 독식하며 무적행진을 벌이던 한국양궁이 그처럼 한 선수에게 완전히 무너진 것은 생전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게다가 그녀의 특이한 이름까지 오버랩되면서 장쥐안쥐안은 상당기간 강인한 인상으로 남았다.
장쥐안쥐안의 이름이 모처럼 나온 것은 23일 열린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 때문이었다. 2년 전처럼 중국을 배경으로 한국 선수 기보배를 꺾고 올라온 중국 선수 천밍과 한국 여자양궁의 간판 윤옥희가 결승에서 맞대결하게 됐기 때문이다. 한국의 설욕 여부가 관심거리였다.
실제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윤옥희 역시 "제2의 장쥐안쥐안이 나오는 것 아닌가 걱정했다. 중국 선수와 다시 붙게 돼 부담이 컸다. 이번에는 확실히 승리해야 한다는 생각에 더 집중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국내외 기자들 사이에서도 2년 전 베이징이 화제에 올랐다. 한 중국 여기자는 당시 장쥐안쥐안에 아쉽게 패해 은메달을 차지했던 박성현에 대해 물었다. 기자가 "박성현은 지난 5월 열린 양궁대표선발전 3차 대회에서 아쉽게 탈락해 이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고 가르쳐주자 박성현의 남편이 박경모라는 것도 알고 있던 그녀는 박경모의 안부 역시 물었다. 박경모 역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고 하자 "역시 한국 선수들은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에 장쥐안쥐안의 근황이 궁금해져 물었더니 흥미로운 대답을 들었다. 박성현과 박경모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부부로 화제가 된 것처럼 장쥐안쥐안 역시 베이징올림픽 남자양궁 단체전 동메달리스트 쉬에하이펑과 결혼해 지난달 첫 아이를 낳았다는 것. "은퇴하지 않고 이번 대회에도 참가하려 했으나 임신을 하고 출산하게 되면서 사실상 은퇴가 가까워졌다"는 설명이다.
베이징 여자양궁 개인전 결승에서 맞붙었던 두 선수가 각각 그 나라를 대표하는 남자양궁 스타와 결혼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하는 묘한 인연이 이어진 셈이다.
대화는 무르익어 "박성현-박경모의 2세와 장쥐안쥐안-쉬에하이펑의 2세가 양궁선수가 돼 20년 뒤 맞대결하면 누가 이길까"까지 이어졌다. 연일 명승부를 펼친 여자양궁 덕에 유쾌한 상상들이 펼쳐졌다.
[중국의 장쥐안쥐안. 사진 = cnsphoto]
강지훈 기자 jhoon@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