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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얼짱이요? 아무리 많이 들어도 질리지 않는 것 같아요"
수화기 너머 들려오는 목소리는 한없이 앳되다. 간간히 들리는 웃음소리는 영락없는 소녀다. 이 사람이 과연 과녁을 뚫을 듯한 집중력으로 활을 쐈던 양궁 선수가 맞나 싶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많은 금도 배출했지만 보석같은 많은 '얼짱' 선수들도 배출했다. 기보배도 그 '얼짱' 선수 중 한 명이다.
광저우에서도 항상 생글거렸던 그녀지만 개인전 4강 진출이 좌절된 후 그녀의 눈에서는 한없이 눈물이 흘렸다. 기보배는 "그때는 컨디션이 좋았는데도 불구하고 4강에서 떨어져서 아쉬웠다.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고 한편으로는 훈련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며 당시를 회상한다.
이어 "지금은 생각해보니까 8강에서 떨어졌던 원인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아서 그런 것을 중점으로 훈련하고 제 자신을 스스로 보완하려고 계획 중"이라며 이내 담담하게 말한다.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한숨 돌리나 싶었던 기보배는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7월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 훈련을 위해서 태릉 선수촌에 입촌했다. 새벽 6시에 일어나서 간단하게 1시간 가량 운동 후 밥을 먹고 또다시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활을 쏜다. 오후에도 마찬가지다. 한숨 돌린 후 2시부터 4시반까지 활을 쏘고 체력 훈련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다.
언제나 활과 함께 하고 있기에 기보배는 또래 친구들이 보는 흔한 드라마조차 보지 못한다. 아이돌도 모른다. 한참 화제가 됐던 '주원 앓이'조차 몰랐다.
이런 그녀가 활을 잡기 시작한 것은 11살부터였다. TV를 보다가 우연히 "양궁이 뭐지?"라고 생각했고 그 이후로 국가대표까지 오르게 됐다.
누구나 한번씩 겪는다는 슬럼프도 있었다. 고등학교 3학년 시절 잠시 슬럼프를 겪었으나 이 또한 슬럼프를 슬럼프로 인지하지 않는 방법으로 극복해냈다. 기보배는 "돌이켜서 생각해보면 슬럼프였던게 맞는데 그때 당시에는 슬럼프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게 빨리 헤어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미소지었다.
양궁은 많은 집중력을 필요로 한다. 집중력이 오르는 비결이 있을까? 이 질문에 기보배는 "그냥 내가 해야 될 순간 해야 될 것만 집중하는 것"이 집중력의 비결로 꼽았다.
"시합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과녁만 보인다. 특히 단체전 같은 경우에는 관중이 의식되거나 하는 것 없다. 단체전에 참가하고 있는 우리 셋밖에 안 보인다"
단 하나만 생각하고 몰두하는 것. 그것이 그녀의 특별한 집중 비결이었다. 이런 그녀가 이색적인 경험으로 집중력 훈련을 했었다. 바로 관중으로 가득 찬 야구장에서 실전 연습을 하는 것. 아무리 집중력이 뛰어난 그녀지만 그때만은 정말 떨렸다고 고백했다.
"솔직히 경기 하는 것보다 더 떨렸다. 그 많은 관중들이 보고 있는데 못 쏘면 어떡하나 그런 생각도 했었다"
정말 떨렸던 경험이지만 소득은 있었다. 당시 경기에 참가했던 '양신' 양준혁의 사인볼을 받았던 기보배는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다.
지금은 대표팀 막내지만 대회를 한차례 두차례 치르게 되면서 곧 자신 같은 후배들을 맞이하기 된다. 그렇기에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기보배는 자신의 양궁에 대한 사랑을 지도자로서 해내고 싶어한다. "양궁을 앞으로 30대 초반까지는 할 것 같다"는 그녀는 지도자의 길을 위해 대학원에 지원했다. 모교에서 선생님으로 제 2의 기보배를 만들기 위해서다.
기보배는 '외유내강'을 떠올리게 하지만 2011년의 새해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다.
"이번 성적으로 만족하지 않고 올해 동계 훈련으로 인해서 좀 더 성장할 수 있게 해주세요. 돈도 많이 벌고 싶지만 다른 것은 다 필요 없고 가족들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그런게 최고인 것 같아요"
[기보배. 사진 = 양궁 대표팀 제공]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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