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지난 시즌 오지환(LG)의 모습은 마치 '야구판 강백호'와 같았다. 그는 언제나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다. 때로는 극적인 홈런으로 팀 승리를 이끌기도 했지만 때로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하며 팬과 코칭스태프의 고개를 떨구게도 했다. 한마디로 경기를 '지배'했다.
2010시즌 그의 성적은 125경기 타율 .241 13홈런 61타점 59득점. 유격수로서 만만치 않은 홈런과 타점을 올리기도 했지만 수비에서는 실책 전체 1위(27개)를 기록했다. 이는 프로야구 역대 최다실책(1986년 OB 유지훤·31개)과 불과 4개 차이다. 타격보다는 수비, 화려한 플레이보다는 안정감이 우선시되는 유격수로서는 아쉬운 부분임에 틀림없었다.
이렇듯 좌충우돌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른 그에게 많은 이들은 질책보다는 격려를 건넸다. 오지환에게는 '경험부족'이라는 '면죄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러한 쓴 경험들이 오지환과 LG의 장밋빛 미래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올시즌들어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 '경험 부족'이라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물론 1년은 긴 시간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한 시즌을 풀타임으로 소화했다는 것을 짧은 시간으로 볼 수도 없다.
더욱이 지난해 소속팀 LG는 그에게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많은 부분을 희생해야 했다. 때로는 팀 패배를 감수했으며 백업 유격수였던 권용관을 트레이드시키며 그에게 믿음을 더했다.
여기에 소속팀은 올시즌을 앞두고 그에게 '억대 연봉'을 선사했다. 지난해 연봉 2400만원에서 325%가 상승한 1억 200만원에 계약한 것.
오지환은 LG의 새로운 연봉 고과제도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올시즌 프로야구 억대 연봉자는 100명. 그 중 한 명이 '3년차' 오지환이다. 2년차 중 억대 연봉은 한 명도 없으며 3년차 중에도 억대 연봉은 그와 안치홍(KIA), 단 둘 뿐이다. 올라간 위치에 따라 책임이 그만큼 커지는 것은 당연지사.
팬과 구단은 그를 위해 많은 것을 내줬다. 이제는 오지환이 기대에 부응해야 할 때다.
[사진=LG 유격수 오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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