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학
"만리장성은 석달이면 쌓겠구나싶다. 공사장 막노동은 천국…"
[마이데일리 = 백솔미 기자] 한국처럼 택배가 발달된 나라도 없다. 그 이면에는 연휴도 반납하고 돈을 벌기위해 하루에도 수천개의 물건을 옮기는 일명 '알바생'들의 중노동이 있다.
가장 두려운 쌀 가마부터 타이어, 꿀은 물론 심지어 냉장고까지, 다가오는 택배 박스만 보면 몸서리치는 알바생들의 경험담이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한 온라인커뮤니티사이트에 6일 '전설의 아르바이트 택배 상하차'라는 글이 게재되자 수 많은 경험자들은 댓글을 통해 공감을 표했다. 택배 상하차 알바생들은 보통 하루 일당으로 6만원에서 10만원을 받고 지방에서 보낸 택배들이 집결되는 각 택배회사들의 수도권 물류센터에서 물건들을 내리고 옮긴다.
언뜻 보면 단순 노동에 상당한 고임금의 좋은 아르바이트 같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그 노동의 강도는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는 것. 심지어 대다수의 알바생들이 임금이고 뭐고 중도에 포기하고 '도망간다'는 게 경험자들의 전언이다.
택배 상하차 알바를 경험한 한 네티즌은 "진짜 군대 유격은 아무것도 아니다. 진짜 단 1초도 쉴 수 없다. 거긴 지옥이었다"라며 "사료? 과일? 도서류? 다 필요없음. 후반전에 쌀 뭉탱이 나오기 시작하면 다리 후들거리고 팔 후들거림"이라고 고통을 호소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스만 보며 다 찢어 버리고 싶었음.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음. 하고 싶다면 기저귀차고 일해라"며 "식민지 포로로 끌려와서 강제로 일하는 줄 알았음"이라고 당시 순간을 떠올렸다. 댓글 행렬은 계속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악명높은 그 물류알바! 2~3일만 하면 두발로 걸어다니는 사람이 네발로 기어다녀도 죽지않는 걸 다행으로 알게하는 알바. 물류가 알바계의 꽃이지"라며 고통이 그대로 전해지는 글을 남겼다.
또 "진짜 진심 나중에 내가 쌓은거 보면 만리장성은 세달이면 쌓겠구나 싶었다"라며 "3일동안 알바하고 그만 둔 뒤에 공사장 막노동갔는데 정말 날라다녔다. 공사장 막노동은 정말 천국이였다. 코 푸는데 코에서 검은물 나오더라"라고 말했다. 눈물 겨운 글이지만 무경험자에게는 배꼽을 잡게도 했다.
수 많은 네티즌들의 공감에 한 네티즌은 "여러분들. 죄송합니다. 염화칼슘, 증류수, 왁스 말통. 그거 제가 보낸겁니다"라며 알바생들의 힘듦에 일조했음을 미안해하기도 했다.
고통이 극에 달았던 네티즌은 "젓갈 1000박스 옮긴 경험자로서 인간적으로 냉장고는 부치지맙시다" "드럼세탁기가 저 멀리서 다가오는데 할말을 잃었다" "난 아령을 택배로 보내는 사람 집 주소 외워서 찾아갈 뻔 했다" "알바비보다 파스값이 더 나간다는 그 알바"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오는 박스만 봐도 치가 떨린다"는 알바 경험 젊은이들. 고통의 순간을 웃음으로 승화시켜 재미를 줌과 동시에 서로 삶에 대한 격려도 주고받았다.
[사진 = MBC 불만제로 캡처사진]
마이데일리 pres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