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객원기자] 프로야구 스토브리그가 사실상 막을 내린 분위기다. 각 구단의 외국인 선수 영입도 모두 마무리됐으며 시즌 시작 전 선수 이동도 더 이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시범경기 개막(3월 12일)도 어느덧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스토브리그는 시즌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각 구단은 다음 시즌을 준비하며 정규시즌 못지않게 분주하게 움직인다.
하지만 그동안 우리나라 프로야구는 메이저리그의 그것보다는 재미가 떨어졌다. 스토브리그의 가장 큰 이슈인 선수이동이 적기 때문. 여기에 올해는 이렇다 할 대박 FA 선수도 없어 '따분한' 스토브리그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웬걸. 이번 스토브리그는 어느 때보다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그야말로 전방위적으로 이슈가 터졌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일어난 굵직한 사건 중에서도 선수와 코칭스태프 이동과 관련해 다루고자 한다.
▲ '영원할 것 같던' 선동열 시대, 막 내리다
2010년 12월 30일. 여기저기서 '2010년 프로야구 결산을 다시 해야한다'는 말이 나왔다. 그럴만도 했다.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인물 중 한 명인 선동열 감독이 사실상 경질된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삼성의 선동열 체제는 꽤 오랜 시간 지속될 것 같았다. 삼성은 2009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1996시즌 이후 13년 만이었다. 이렇듯 4위와 5위를 오르내리던 상황 속에서도 삼성은 시즌 중 그에게 5년 연장계약이라는 선물을 안기며 힘을 실었다.
하지만 상황은 1년 만에 180도 바뀌었고 선동열 감독은 2011시즌을 여느 때와는 다른 자리에서 시작하게 됐다. 사실 여러가지 복선이 깔려 있었다. 이 발표가 있기 며칠 전 그룹 인사에 따라 선동열 시대를 함께했던 김응룡 사장과 김재하 단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여기에 예전 삼성을 대표했던 선수들인 성준, 김성래 코치가 속속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비록 현재는 야인 신분에 가깝지만 'FA 감독 선동열'로 인해 내년 스토브리그는 또 한 번 태풍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 '깜짝' 이범호의 KIA행과 안영명의 친정팀 복귀
이범호는 한화를 대표하던 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00년 데뷔 후 2010년 일본으로 건너가기 전까지 줄곧 한화맨으로 활약했다. 때문에 2010시즌 종료 후 이범호의 국내 복귀설이 나왔을 때도 '당연히' 한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범호와 한화의 협상이 무산되고 그의 올시즌 무대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국내 FA 마감시한이 훌쩍 지난 1월 27일, 갑작스레 이범호의 KIA행 소식이 나왔다. '초스피드' 계약이었다.
이범호의 KIA행은 또 다른 이슈를 낳았다. 한화가 보상선수로 안영명을 택한 것. 지난해 6월 장성호가 주축이 된 트레이드 때 KIA 유니폼을 입은 그는 8개월간의 외출을 마치고 한화로 돌아왔다. 보상선수가 원래 소속팀으로 돌아온 경우는 몇 차례있지만 이렇듯 빠른 시간에 돌아온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 '역대 방출 최대어?' 박진만의 SK행
조용했던 초반 FA 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것은 '짝퉁 FA' 박진만이었다. 사실상 방출선수 신분이었지만 각 구단의 러브콜은 무척 뜨거웠다. 그리고 이는 보상규정에 묶여있는 FA 선수들과 달리 박진만을 얻으면서도 아무런 반대급부가 없다는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다.
'역대 방출 최대어'라는 이야기까지 듣던 박진만의 최종 도착지는 SK였다. 불과 몇 개월전만 해도 자신이 속한 팀과 우승을 다투던 팀이 소속팀으로 변했다. 박진만은 보장된 연봉이 6억에서 2억 5천만원으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지만 자신의 고향인 인천과 유격수로 돌아올 수 있었다.
[사진=삼성 선동열 감독의 2010년, 혹은 삼성 마지막 경기 장면(첫 번째 사진), KIA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로 복귀한 이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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