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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우리 방송에서 가장 문제 중 하나가 프로그램 특히 예능 프로그램들이 대부분 10~20대를 겨냥한 획일성이 갈수록 심화된다는 것이다. 중장년층들은 예능 프로그램을 보면서 웃음 짓기가 힘들다. 웃음의 코드를 해독하지 못하거나 웃음을 유발하는 출연자에게 시선주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장년층 시청자들은 점차 예능 프로그램에서 멀어져간다. 이러한 젊음 지상주의로 치닫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들의 획일성에서 모반을 꾀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MBC ‘놀러와’다.
특정한 주제나 컨셉으로 진행하는 ‘놀러와’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수 없는 중장년 연예인들이 당당히 프로그램의 주체가 돼 나서는 모습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집단 토크쇼에서 구색맞추기용으로 중장년 연예인을 출연시키는 것과 차원이 다르다.
14일 방송된 ‘황혼의 로맨스’편에선 60~70대 김자옥 윤소정 김수미 양택조 이순재가 출연해 토크쇼를 이끌어나갔다. 이들은 로맨스에 대한 생각에서부터 연기, 최근 작품에 대한 생각 등을 풀어놓았다. 이들은 결코 구색맞추기용 출연자가 아닌 주제를 이끌어나가는 주체로서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놀러와’는 이처럼 예능 프로그램에서 볼 수 없는 중장년 연예인에서부터 원로 연예인에 이르기까지 출연해 중장년층 시청자들에게는 공감과 동일시의 기회를 부여하고 젊은층에게는 윗세대의 문화와 사고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놀러와’에선 국민MC편에선 현재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최고령자인 83세의 송해가 출연해 구수한 입담을 선사한 것을 비롯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좀처럼 볼수 없는 나문희같은 중견 연기자들도 만날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능 프로그램에 소외된 중장년층 시청자들의 ‘놀러와’에 대한 관심도와 의미부여는 남다르다.
최근 ‘놀러와’출연이 계기가 일기 시작한 ‘세시봉 신드롬’은 바로 중장년층 시청자의 젊음 지상주의에 물든 예능 프로그램에 반기를 든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수많은 중장년 시청자들이 1960~1970년대 세시봉에서 노래를 불렀던 송창식 조영남 윤형주 김세환 등의 모습을 보고 노래와 이야기를 들으면서 젊은날의 향수를 느끼고 문화와 방송에서의 중장년층의 소외를 털어냈다.
이 때문에 ‘놀러와’에선 대부분 예능 프로그램이 드러내고 있는 젊은이 지상주의의 폐해는 보이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예능 프로그램의 획일성에서 벗어나며 지평을 확대하는 것이다.
[14일 방송된 '놀러와'에서는 김자옥 윤소정 김수미 양택조 이순재등 60~70대 중견 연예인이 나와 이야기를 이끌어나갔다. 사진=화면캡처]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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