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중학교를 갓 졸업한 한 여학생이 장애 학우를 괴롭힌 사실이 알려져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전 모 중학교를 졸업한 A(16)양은 13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같은 반의 장애 학우 B(16)군의 사진을 올리고 그동안 어떤 식으로 괴롭혔는지 그 내용을 상세히 기록했다.
A양은 미니홈피를 통해 "안녕 B야 3년동안 내 짝궁을 해줘서 고맙다고 해야하나"라며 "니 덕분에 수업 시간마다 가방 뒤질 애도 생겼고 좋았어. 여름에 하복 입었을 때 노란 형광팬으로 너 딴데 볼 때 겨드랑이 쪽에 칠해 놓은 것 미안해. 그리고 머리에 왁스 발라준다면서 물풀 발라 놓은 것도 미안해"라고 말했다.
A양의 괴롭힘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어서 "의자 고쳐준다면서 높이 조절 못하게 만들어 놓은 것 미안해. 자고 있는데 귀에다 맨날 소리 지른 것 미안해. 미술시간에 살색 물감으로 얼굴에 떡칠해 놓은 것 미안해. 화장해 준다면서 분필가루 얼굴에 발라 놓은 것 미안해. 묵찌빠할 때 내가 졌는데 계속 너 때린 것 미안해"라며 악의적인 행동을 일일이 나열했다.
또한 "기분 나쁠 때 마다 욕한 것 미안해. 얼굴 못생겼다 한 것 미안해. 귀 깨문 것 미안해"라며 심지어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가자고 한 다음에 음악실에 가둬놓고 2교시 동안 문 안열어줘서 미안해"라며 감금 사실까지 공개했다.
그리고 "선생님한테 침 뱉어놓고 니가 했다고 한 것 미안해"라며 "다 미안해 그냥. 3년동안 다 미안하고 열심히 살아 나 같은 여자 사랑하지 말고. 아ㅋ 마지막까지 장난쳐서 미안해"라고 했다.
이 학생은 시종일관 미안하다고 말했지만 글에선 장난스러운 분위기가 넘치며 장애 학우 사진까지 공개해 네티즌들은 분개하고 있다. 이에 네티즌들은 A양의 신상을 파악해 사진 등 개인정보를 인터넷에 유포시켜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다.
결국 문제가 커지자 A양은 자신의 남자친구 미니홈피를 통해 사과문을 게재했다. A양은 "제가 그 글을 올린 목적은 그 친구를 놀리려던게 아니라 사과하는 목적으로 쓴것인데 글 자체에 욕설과 진심된 말이 담겨있지 않아서 여러분들이 오해하고 계신것 같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여러분께 사과드리고 그 친구에게도 사과드립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A양은 "그 친구를 놀리고 괴롭힌건 사실이지만 이유없이 놀린건 아닙니다"라며 B군이 A양이 결석할 때 마다 "애기 낳으러 갔다"는 헛소문을 퍼뜨려 속상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A양이 졸업한 대전 모 중학교 관계자는 "학교에서는 몰랐다"며 "A양은 지도하기 어려운 학생이었다. 하지만 2시간 동안 감금했다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학교 측에서 B군의 어머니를 찾아 뵐 예정이다"고 해명했다.
[사진 = 인터넷에 유포된 A양의 미니홈피 글]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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