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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오빠” “오빠” “오빠” 오빠라고 부르라고 말하는 해영(송승헌)을 향해 톤을 달리해 오빠라는 대사를 한다. 바로 23일 방송된 MBC 수목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에서의 김태희다.
24일 마지막회를 남겨놓은 ‘마이 프린세스’는 여자 주연 김태희에게 있어서는 각별한 의미가 있는 작품임에 틀림없다.
드라마나 영화를 출연할 때마다 봇물을 이루던 연기력 부재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마이 프린세스’에선 크게 감소한 것은 사실이다. 물론 여전히 김태희의 부족한 연기력을 비판하는 시선은 엄존하고 있다.
'마이 프린세스'는 분명 김태희에게 연기자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부여했으며 그녀의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드라마임에 틀림없다.
김태희는 지난 2000년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해 2001년 영화 '선물' 단역 출연으로 연기자로 선을 보였다. 이후 권상우 최지우 주연의 '천국의 계단'을 통해 연기자로서 존재를 인정받으며 인기를 얻기 시작했지만 부족한 연기력을 노출시켰다.
김태희는 이후 드라마 '러브스토리 인 하버드' '아이리스' 영화 '중천' '싸움' '그랑프리' 등에 주연으로 출연했지만 그녀의 연기력은 단 한번도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 대신 빼어난 외모로 CF를 석권해 CF여왕으로 군림했다. 이 때문에 김태희는 연기력 없는 CF스타로서 불명예를 안고 있었다. 톱스타이지만 연기자로서 본질적인 결함인 연기력 부재의 톱스타였던 것이다.
‘마이 프린세스’는 김태희에 의한, 김태희를 위한, 김태희의 드라마였다. 그만큼 드라마의 중심이 김태희의 캐릭터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김태희가 맡은 배역은 삶에 적극적인 짠돌이 여대생으로 황실재건 움직임에 의해 어느날 자신이 대한민국 황실의 공주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삶이 완전히 뒤바뀌는 혼란을 겪고 아픔이 있지만 밝게 극복해나가며 재벌3세해영과 사랑을 일궈나가는 이설이라는 캐릭터다.
김태희 ‘마이 프린세스’에서 통상적으로 제기되던 연기력 논란이 크게 부각되지 않은 것은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로맨틱 코미디에서 정형적으로 드러나는 망가지거나 오버하는 연기가 시청자의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김태희는 분명 이전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이지 않은 소위 다양한 ‘망가지는 연기’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며 연기력 부족에 대한 인식을 마비시켰다. 김태희는 설사하는 연기에서부터 술 먹고 실신하는 연기 등 망가지는 모습과 그리고 ‘대물’ ‘명성황후’등 각종 작품을 패러디를 하는 코믹연기까지 선보였다.
김태희의 연기력 논란이 크게 부상하지 않은 것은 김태희의 치명적인 약점인 연기력 부족이 크게 향상된 때문이 아닌 캐릭터의 힘과 이전에 보여주지 못한 모습이 원인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김태희는 ‘마이 프린세스’에서 이전과 달라진 점은 분명히 있었다. 그것은 늘 자신감 없이 임하던 태도에서 벗어나 부족하지만 자신감에 있게 연기에 임하는 모습을 선보인 것이다. 그리고 ‘마이 프린세스’에서 캐릭터의 소화력 등도 이전 작품보다 진일보하며 연기자로서 진화를 했다.
김태희에게 ‘마이 프린세스’가 연기인생에 진정으로 의미가 있으려면 앞으로 김태희가 앞으로 연기력 문제에 대한 보완이 지속적이며 처절하게 이뤄져야하며 그리고 CF적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변신의 스펙트럼을 확장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면 김태희는 “역시나 연기못하는 톱스타”라는 멍에를 계속 지고 갈 것이다.
[24일 막을 내리는 '마이 프린세스'에서 김태희는 이전과 다른 연기자적 면모를 보였다.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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