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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유영록 인턴기자] 육군훈련소에서 자살한 훈련병의 '부치지 못한 편지'가 논란이 되고 있다.
28일 조선일보·경향신문 등 국내 주요 매체는 훈련병 정 모(21)씨가 지난 27일 오전 11시 쯤 논산 육군훈련소 내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정 씨의 옷속에서 목숨을 끊기 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메모가 발견되고부터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유족의 말을 인용해 "발견된 메모에는 중이염 때문에 너무 고통스럽다. 식물인간이 되면 안락사를 시켜주고 아니면 화장을 해달라"고 적혀있었다고 보도했다.
정 씨는 이외에도 지난 10일 어머니에게 전한 편지에서도 고통스럽다는 이야기를 전한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는 정씨가 편지에서 "설 연휴기간 급성 중이염에 걸렸다. 오른쪽 귀가 먹먹하고 물이 들어간 것처럼 그렇게 들린다"며 "오래달리기도 100명 중에 3등을 했고, 힘도 좋아서 훈련도 정말 잘 받을 수 있는데 중이염에 걸려서 너무 속상하고 마음고생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군 당국은 정 씨의 호소에 대해 '꾀병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면담기록을 작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군 당국이 작성한 지난 16일자 면담·관찰 기록에서 정씨는 '오른쪽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다른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고 상담했으나, 담당 간부는 '귀에 전혀 이상 없다. 꾀병 가능성이 농후하다. 군의관이 이상 없다고 말을 하는데 민간병원에서 진료받고 싶어한다. 더 큰 병원에 보내달라고 항의하고 우는 등 소란을 피웠다'고 기록했다.
유족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정 씨가 '꾀병'으로 바라보는 군 당국의 시선과 언행 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군 당국이 극단의 선택을 하도록 내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육군훈련소 측은 "정씨가 고통을 호소해 절차대로 외래진료하고 약 처방도 했다. 별다른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헌병 수사대에서 정씨의 외진기록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록 인턴기자 yy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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