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함태수 기자] 베네수엘라 출신의 두산 용병 라몬 라미레즈가 8일 오전 한국을 떠났다.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와 2군 무대서 잇따라 부진한 그를 일찌감치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다소 의외의 결정이었다. 그간 김 감독은 시즌 초반 용병이 부진해도 충분한 기회를 주곤 했다. 최근에는 "용병이 부진하더라도 충분히 기회를 주고 잘 다듬어 한 시즌 동안 끝까지 가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라고 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왈론드. 낙차 큰 너클 커브를 자랑하는 왈론드는 지난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김 감독의 애간장을 태웠다. 지난해 4월 21일 SK전(우천으로 노게임 선언)에서 그는 나주환을 시작으로 박경완 김강민 이재원까지 4타자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특히 13개 연속 볼을 던지며 '스트라이크를 못던지는 투수'로 낙인이 찍혔다.
하지만 왈론드는 포스트시즌 중 '특급 믿을맨'으로 다시 태어났다. 정규시즌 최종 성적은 7승9패 방어율 4.95에 머물렀지만, 김 감독의 끈질긴 믿음으로 포스트시즌에서는 남다른 모습을 보였다. 시즌 후 두산이 그와의 재계약을 신중히 검토할 정도.
어떻게 보면 라미레즈도 이와 비슷한 케이스였다. 시범경기부터 부진했고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가 넘지 않는 등 제 컨디션이 아니었다. 직구 구속이 뒷받쳐 주지 못하니 자신의 장기인 써클 체인지업과 싱커의 위력도 감소, 난타 당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만약 이전의 김 감독이었다면 직구 구속이 올라올 때까지 충분히 기다렸다가 퇴출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을까. 지금까지 보여준 김 감독의 행보로 보면, 적어도 한 두 경기는 더 기회를 줄 법도 한데 말이다.
이에 김 감독은 8일 열리는 KIA전에 앞서 "올 시즌 목표가 뚜렷하다"고 의미 심장한 답변을 남겼다.
[김경문 감독(위)-라미레즈]
함태수 기자 ht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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