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연예
방송인 지영
"초콜릿 드실래요?"
"잘 지냈어요?"
조인성은 나에게 물음표로 다가오는 남자!!
2005년 영화 '비열한 거리' 촬영 현장이었다.
"초콜릿 드실래요?"
함께 찍은 영화 '비열한 거리'에서 조인성이 내게 건넨 첫 마디다.
긴 손바닥 안에 ABC 초콜릿을 넣고는 오물조물 만지며 웃는다.
('참 뉘집 아들인지 잘 생기긴 잘 생겼네!')
"아~ 감사합니다. 잘 먹을께요."
"네. 더 필요하심 더 가져가셔도 돼요."?
"정말요? 감사합니다."
준다니 하나더 냉큼 챙겼다. 이걸 평생 먹어야 하나 먹지 말고 가보로 남겨야 하나 고민이다.
대한민국 모든 매체가 부대 앞에 모였다.
어? 조인성이다.
제대를 하는 조인성에게 여기저기 플래시 세레가 터진다.
준비된 마이크가 3분정도 켜지지 않았고 조인성의 성대에서 울리는 한 마디를 듣기에 집중되어있던 언론!
한참을 바라보던 조인성은 그 사이 오른쪽에 서있던 나에게 물었다.
"잘 지냈어요?"
"그럼요. 잘 지냈죠."
아무렇지 않은 척 대답했지만 오랜만에 보는데도 알아봐주는 조인성의 치밀한 기억력에 혀를 내둘렀다.
(군대에서 '한밤'을 열심히 봤나? ㅎㅎㅎ)
물음표식의 인사를 꺼내놓고는 대답을 듣고 리액션까지 하게 만드는 이 능동적인 인사법
목소리가 낮고 천천히 이야기 하는 조인성이 소극적으로 보일수도 있지만, 사실 이 인사는 상대방의 말을 끄집어 냄으로써 상대 존재를 인식하고 더불어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인지시키는 최상의 인사법이다.
(카네기가 이야기 하던 능동적인 인사법의 범주다.)
내 기억에 나와 친하지 않은 스타들을 제외하고는 이렇게 공식적인 자리에서 능동적인 인사를 건넸던 사람은 없었던 듯 싶다.
화술적인 방법을 알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자라올때부터 몸에 배어있는 습관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누구보다 한사람 한사람에게 최선을 다하는 저 진정성에 보는 나도 흐뭇해진다.
진정성...., 이게 내가 가진 조인성에 대한 이미지다.
아무나 가질수 없고 노력해도 티가 나며 가식적이라면 철저히 알수 있는 진정성. 누구를 가장 먼저 만나고 싶냐?는 질문에 조인성은 "말년 휴가를 길게 나와서 만나고 싶은 사람 보다는 지금 군악대원들이랑........................" 살짝 말끝을 흐리는 조인성의 눈이 울컥 차올랐다.
어? 눈물?
그 잠깐의 포즈에 군악대원들과 조인성의 말로 다하지 못할 24개월과 뭉클한 전우애가 느껴졌다.
"그런 군악대원들이랑 헤어진다는게 정말 아쉽습니다."
잔치같은 제대 현장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여타의 병장들과는 달리 조인성은 30여분의 인터뷰 현장에서 몇번이고 울컥하는 마음을 다 잡으려 노력했고 다시 평온을 되찾고 또 다시 불쑥 올라오는 전우애를 느끼며 말을 이었다.
(이 제대 현장을 편집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본다면 조인성이 그곳에서 함께했던 사람들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많은지 느껴질 것이다.)
이게 내가 본 조인성의 가장 큰 힘인듯 싶다. 2005년에도 넘치게 진정성 있었던 조인성. 25개월동안 배우로써 내공을 더 열심히 다졌을 것이고 한순간 한순간 진정성을 버리지 않으려 노력했을 것이며
타인의 감성을 최대한 이해해서 진실되게 표현하기 위해 얼마나 연구하고 노력했을까
감을 잃어버린 사람도 있었고, 복귀 이후 행보에 큰 시발점이 될 첫번째 작품에 대한 부담감에 몸서리치는 스타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가 내게 보여준 진정성만으로 나는 통신사 할인을 받지 않은 유료관객으로 극장을 들어갈 준비가 되어있다. 2011년엔 많은 스타들이 군대로 떠났고 가뭄의 단비처럼 조인성이 돌아왔다.
조인성의 한결같은 진정성이 연기에 큰 밑바탕이 되어 더욱더 성숙해진 배우의 모습을 볼수 있겠지 하는 바람이 제대를 앞둔 조인성이 가장 반가운 이유다.
"조인성씨 저랑 인터뷰 하실래요? '한밤의 TV연예' 지영 드림"
지영 미니홈피 : http://www.cyworld.com/gagjy
[사진 = 조인성 전역현장]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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