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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연기자로 살아가는 것은 고달프다. 최상의 것을 추구하는 대중들 앞에서 어설픈 연기를 선보일 때면 언제나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김민희도 연기력 논란에 휘말렸던 배우 중 한명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김민희는 연기력 논란에서 벗어났다. 아마도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 '굿바이 솔로' 이후부터 일 것이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김민희는 덤덤하게 말했다. "내가 일을 즐기기 시작하니 연기력 논란은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고.
▲ 큰 사건이나 터닝 포인트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가수라면 노래를 잘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듯이 배우라면 연기를 잘 해야 한다. 연기자들의 사소한 감정 표현에 대중들은 울고 웃는다.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연기를 한다는 것은 어쩌면 배우로 살아가는 그들에게 큰 축복인 것이다.
"터닝 포인트나 사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점점 제가 하는 일을 즐기면서 자연스럽게 (연기력 논란이)사라진 것 같아요. 어느 순간 자연스레 시간이 조금 지나니까 어느 시점에 도달했어요. '내가 재밌어하고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정확히 말해 '굿바이 솔로'를 할 때였어요."
김민희는 앳돼 보이는 얼굴이지만 1999년 KBS 청소년 드라마 '학교 2'로 데뷔해 드라마 '순수의 시대' '굿바이 솔로' '연애결혼' 영화 '뜨거운 것이 좋아' '여배우들' 등 많은 작품을 통해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채워갔다. 청춘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던 김민희는 그렇게 30대 여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잖아요. 30대가 됐다고 달라지고 바뀌는 건 없어요. 마음은 언제나 한결같아요. 다만 행동 같은 것들이 조금 어른스러워진 것 같아요. 딱히 달라진 것은 느끼지 못하지만 조금 편안해진 것 같아요."
▲성급하지 않게 '김민희'라는 배우를 보여주고파
어느덧 12년차 배우다. 10대에 데뷔한 덕에 10년이 넘는 경력을 지니고 있지만 앞으로 연기자로 살 나날이 더 많다. 30대에 접어든 현재, 그가 원하는 배우로서의 목표는 무엇일까.
"성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꾸준히, 지금까지 했던 그대로 일을 하고 싶어요. 김민희라는, 나라는 배우를 대중들에 보여줄 생각이에요. '스타'보다는 배우로서 어떤 한 부분을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죠.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을 순 없잖아요. 각자의 개성이 있듯이 '김민희는 이런 배우지'라는 확실한 이미지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민희는 지금까지 다양한 역을 맡아 왔다. 새침한 겉모습처럼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부터, 이보다 더 털털할 수 없을 만큼 망가진 모습까지 말 그대로 팔색조 같은 매력을 뽐내왔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다양한 역할 목마르다고 했다.
"계속 다른 역할이 들어오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다양하게 폭 넓게, 한 캐릭터에 한정되지 않고 많이 표현할 수 있는 계속 바뀌는 그런 역이 좋아요. 한 가지 캐릭터로 굳혀지는 것은 원치 않아요. 패셔니스타로 불러주시는데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면 다른 수식어가 붙겠죠. 제 나름대로 긍정적으로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김민희는 오는 9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모비딕'에서 사회부 신참 기자 성효관 역을 맡았다. 지금까지의 김민희와는 분명 다른 느낌이다. 지금도 그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우 김민희는 그렇게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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