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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장근석군은 상당히 재간이 있다. 일본에서도 히트 치고 있더라. 스탠바이가 조금 늦다. 그건 내가 보기에는 (장)근석이 보다는 근석이를 서포트 하고 있는 매니저들의 의식을 문제 삼아야 한다. 마치 애를 늦게 내세우면 그만큼 권위가 있다고 착각한다. 물론 근석이의 의식은 아니다. 옆에서 자꾸 조금씩 늦게 내보내는 것 같다.”
1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QTV ‘수미옥’에 출연한 이순재는 MBC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함께 출연한 후배 연기자 장근석에 애정 어린 조언을 했다. 이름을 거명하며 연기자의 태도를 거명한 이순재의 진심과 열정어린 후배에 대한 직설의 충고를 들으며 연기자의 이순재에 대해 언급한 이병훈PD의 말이 떠오른다.
‘허준’ ‘상도’ ‘이산’등 많은 작품에서 함께 작업한 이병훈PD는 “이순재 선생님은 언제나 겸손한 태도로 남의 의견에 귀를 기울인다. 배우들은 연기를 하면서 작품에 대한 해석이 달라 종종 충돌하는데 이럴 때 이순재 선생님은 결코 자신의 주장만을 내세우는 법이 없다. 물론 자신의 생각이 옳으면 끝까지 밀고 나가지만 감독의 이야기가 맞다 싶으면 그 자리에서 인정하고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그리고 촬영이나 대본 연습 때 제일 먼저 도착해 연습에 임하는 태도를 보인다. 단 한번도 촬영장에 녹화시간을 어긴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로 76세, 연기경력 55년의 이순재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드라마 현장에서 먼저 촬영을 요구하는 등 특별대우를 하지 않는다. 촬영장에 가면 동료 연기자일뿐이다. ‘이산’을 촬영할 때 보통 저녁 7시에 촬영을 해 새벽 3~4시에 끝났다. 거기에 맞게 컨디션을 조절한다.”
고두심, 김영애 김명민 등 중견 연기자부터 정일우 윤시윤 등 신인 연기자에 이르기까지 이순재와 함께 연기했던 동료 연기자들은 이순재가 녹화장에 시간을 어긴 경우를 본적이 없다고 한결 같이 입을 모은다.
스타입네 하고 약속 촬영시간보다 늦게 도착하는 연기자들과 겹치기 스케줄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장에 매번 늦게 나타나는 연기자들이 있다. 이들은 동료 연기자나 스태프들 뿐만 아니라 작품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콘서트, 음악 프로그램은 적게는 수십명 많게는 수백명이 함께 작업을 하는 공동 작업이다. 그래서 한사람이 늦으면 수백명이 작업을 하지 못하거나 불편을 겪는다. 이런 점 때문에 중견 연기자 김수미도 “연기자가 다 잘해도 (녹화장이나 촬영장에) 늦으면 점수가 떨어 진다”고 말한다.
연기자 뿐만 아니다. 작가도 마찬가지다. 약속시간까지 극본을 넘기지 못한채 초치기로 쪽대본을 넘기는 작가들 역시 작품의 질을 떨어트리고 스태프나 연기자들에게 크나큰 민폐를 끼치는 것이다.
이순재가 장근석의 지적에는 장근석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작업을 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약속 시간을 어기는 스타나 연기자, 작가, PD 등 모두를 지칭하는 것이다. 연기자, 제작진, 스태프 모두가 촬영시간에 약속을 제대로 지킨다면 동료에 대한 피해를 줄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의 질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2일 장근석 매니저는 “안녕하세요. 장근석 매니저입니다. 이순재 선생님의 충고 잘 받아들이겠습니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이순재의 조언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스타 장근석이 앞으로 촬영장에 약속시간을 엄수한다면 연기자로서, 자연인으로서 지금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그가 출연하는 작품의 완성도도 높아질 것이다. 바로 이점 때문에 이순재가 까마득한 후배 연기자 장근석에게 직설의 충고를 한 이유일 것이다.
[촬영장에 늦었던 장근석에게 진심어린 충고를 한 이순재(왼쪽), 장근석. 사진=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 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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