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노다 새 일본수상, "14명의 A급 전범 범죄자 아니다" 발언한 적도
노다 요시히코 재무상의 일본 수상 취임이 확정됐다.
그는 29일, 열린 민주당 대표선거 결선 투표에서 215표를 기록, 가이에다 반리 경제산업상을 누르고 당선돼 민주당 대표로 꼽혔다. 30일 총리 지명을 통해 차기 일본 수상의 자리에 오르게 된다.
노다 재무상이 수상으로 결정되자, 한국 언론과 한국인들은 큰 우려를 나타냈다. 바로 얼마 전인 지난 8월 15일, 그가 "A급 전범은 범죄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했기 때문. 그는 간 나오토 내각의 방침에 따라, 종전기념일(8월 15일)에 야스쿠니 신사를 방문하지 않았지만, 그는 끝까지 "간 수상의 방침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표를 얻기 위함이 아니다. '굳은 신념'의 발로다. 그래서 더욱 문제는 크다. 그가 만약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고 선언하고, 일본인에 희생된 이들을 모독하는 발언을 할 경우, 한일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는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보수적인 인물로 꼽힌다. 그가 이 같이 보수 우익적인 성향을 띠게 된 것은, 그가 '마쓰시타 정경숙(松下政経塾)'의 교육을 받은 영향이 크다고 일본언론은 전하고 있다.
'마쓰시타 정경숙', 이곳은 여러 유명정치인을 배출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노다 신임 수상은 1기생이었다. 1957년 5월 20일 치바현에서 태어난 그는 와세다 대학 졸업 후, 마쓰시타 정경숙에 1기생으로 들어가 연수를 시작한다.
마쓰시타 정경숙은 마쓰시타 전기산업, 즉 현재의 파나소닉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가 장래의 정치지도자를 육성하기 위해 설립한 연수기관이다. 22세부터 35세 사이의 무직 청년들을 상대로 교육을 진행한다. 매우 국수주의적인 것으로 유명하며, 연수 교과과정에는 자위대 훈련까지 있다고 한다.
본래부터 마쓰시타 정경숙에서 공부하는 청년들은 대체로 이곳의 정치이념에 공감하기 때문에 들어오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한다. 이곳에서 교육을 받으며, 철저히 '마쓰시타식 정치이념'을 전수받는다. 약 3,4년간의 연수를 마치고 졸업하게 된다. 이들 졸업생들은 대부분 우파적 이념을 가지고 있거나, 적어도 강경파적인 기질을 지닌다고 한다. 노다 신임 수상이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이후 치바현 의회를 거쳐 1993년 중의원 선거에서 일본신당 공인으로 입후보한 후 첫 당선됐다. 2009년 9월의 정권교체로 재무성 차관으로 취임했고, 2010년 6월 간 나오토 내각 발족으로 재무상에 취임했다.
정계 진출 이후에도 그의 보주 우익적인 성향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는 야당 시절인 2005년, 정계에 제출한 질문주의서에서 "'A급 전범'으로 불린 이들은 전쟁범죄자가 아니다. 전쟁범죄자가 합사됐다는 이유로 내각의 수상이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반대한다는 논리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의 발언은 6년이 지난 지금도 변함이 없다. 그는 올해 8월 15일, 일본의 종전기념일 당시 "14명의 A급전범은 전범이 아니다"라고 말해, 한국과 중국의 큰 반발을 샀다.
일본 언론은 그의 신념이 확고하다고 평하고 있다. 표를 얻고자 하는 어둡잖은 '꼼수'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의 강한 신념이 배인 그의 발언들로 볼 때, 민주당 정권 발족 이래, 하토야마, 간 정권이 지양해왔던 일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도 노다 정권 하에서는 실시될 가능성이 크다. 이로 인한 한국, 중국의 정부, 국민들의 반발은 불 보듯 뻔하다.
정치인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내년 종전기념일까지는 시일이 많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의 역사관으로 볼 때, 야스쿠니 신사 참배 이외에도 다른 사안으로 외교적 마찰을 빚을 가능성이 크다. 분명한 것은, 비교적 진보적 역사관을 지닌 간 내각보다는 한일간 외교적인 마찰이 더욱 늘어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노다 신임 수상의 취임으로, 한일간 마찰로 인해 한류뿐만 아니라, 한일간 경제 연계, 대북 문제, 문화재 반환 문제, 사할린 동포 문제 등,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간 정치 현안에 대한 악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특히, 과거사 청산과 관련해 분주히 노력하고 있는 한일 시민단체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일본 언론 또한, 외교적인 마찰이 분명히 있을 것으로 보고, 아시아 국가들과의 외교마찰이 일본 국내 정치에 어떠한 영향을 끼칠 것인지 주시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 속에서 출발하는 노다 호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지호 기자
문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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