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영원한 캡틴' 이숭용(넥센)이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이숭용은 개인 통산 2000경기 출장으로 방점을 찍을 계획. 이제 1경기 남았다.
1994년 태평양 돌핀스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단 한번도 트레이드를 통한 이적이나 FA를 통한 없이 쭉 한 곳에만 머물렀다. 이제 1경기만 더 뛰면 이적한 사례 없이 2000경기에 출전하는 첫 번째 선수가 된다.
그가 입은 유니폼은 하나가 아니었다. 태평양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로 간판이 바뀌었고 현대는 1996년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시작으로 1998년 인천 연고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2000년, 2003년, 2004년에도 패권을 거머쥐며 명문 구단으로 발돋움했다.
이숭용의 전성기도 역시 현대 유니폼을 입고 나서였다. 1997년 개인 최고 타율(.311), 2002년 개인 최다 홈런(19개), 2004년 개인 최다 타점(85개)을 기록한 이숭용이다.
그러나 현대 왕조도 2007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졌다. 아예 해체될 위기까지 놓였다. 현대는 결국 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로 넘어갔고 우리 히어로즈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 이 역시 오래가지 않았다. 우리담배가 스폰서 권리를 전면 포기하면서 2009년엔 우리라는 이름없이 '히어로즈'만 남게 됐다. 그리고 2010년 넥센타이어가 새로운 스폰서가 되면서 넥센 히어로즈로 2년째 불리고 있다.
이숭용은 그저 한 곳에 머물렀을 뿐이지만 영광과 더불어 상처도 깊었다. 팀명이 바뀌는 혼란 속에서 주장이었기에 마음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 현대라는 팀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2008년 1월, 그는 기자회견에 나서 눈물을 훔쳤다. 우승의 영광 속에서 흘린 눈물이 아닌 절실함의 눈물이었기에 안타까움은 더했다.
인고의 세월을 딛고 이제 2000경기 출장을 앞두고 있어 감격은 배가되고 있다. 2000경기 출장은 꾸준함의 상징이자 지금껏 양준혁, 김민재, 전준호, 김동수, 박경완 등 5명만 갖고 있는 귀중한 기록이다. 최근에 야구를 보기 시작한 팬이라면 1998년 현대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이숭용이 중견수였다는 사실을 말한다면 믿기 힘들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이숭용은 오랜 시간 야구를 했고 꾸준한 선수였다.
단 한 차례의 이적 없이 꾸준한 선수 생활을 해온 그에게 '유니폼 5벌'은 가혹한 것일 수도 있다. 그가 남긴 유니폼 5벌은 어떻게 보면 의미심장하다. 지금 프로야구는 제 9구단 NC 다이노스에 이어 10개 구단 체제에 돌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그 이전에 공고한 8개구단 체제가 있어야 함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사진 = 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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