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정규시즌 철옹성을 과시했던 삼성 불펜이 한국시리즈에서 벽을 한층 높였다.
삼성이 25일부터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의 마지막 관문인 한국시리즈에 임한다. 상대 역시 막강한 불펜진을 자랑하는 SK. 결국 양 팀의 불펜 중 실점을 최소화하는 쪽이 우승의 감격을 누리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 불펜진은 개인의 기록만 봐도 엄청나다. 권혁·권오준·정현욱·안지만 모두 정규 시즌 2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렸고 마무리 오승환은 평균자책점 0.63이라는 믿기 힘든 숫자를 남겼다. 이에 더해 삼성 류중일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선 차우찬·정인욱을 중간에서 기용한다는 뜻을 밝히면서 불펜진의 높이는 더 올라갔다. 차우찬의 합류로 불펜진에 권혁 외에 좌완이 한 명 더 추가됐고 빠른 공을 구사하는 정인욱은 상황을 가리지 않고 긴 이닝 압도적인 투구를 펼칠 수 있다.
이는 약한 부분을 보충하기 보다는 강한 부분을 더 강하게 하려는 의도다. 완투형 에이스 선발투수의 부재를 불펜 역량의 극대화로 푼다. 선발투수는 긴 이닝을 소화하기보다는 매 이닝 전력투구한다. 투수운용 부분에서 류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선 선발투수가 흔들리면 바로 바꿀 것이다. 차우찬과 정인욱 모두 구위가 좋기 때문에 이들을 선발투수 다음으로 투입하려고 한다. 그리고 5회가 넘어가면 바로 필승조를 가동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우승의 이점 역시 엄청나다. SK가 준플레이오프에서 4경기, 플레이오프에서 5경기를 치르는 동안 삼성 불펜은 약 20일 간의 휴식을 누렸다. 삼성 불펜 투수들은 마치 시즌 개막을 맞이하는 것처럼 최고의 컨디션으로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반면 SK 불펜은 혈투 뒤에 또다시 등판한다. 포스트시즌 경기는 정규시즌 경기에 비해 피로도가 2배에 달하기 때문에 체력전인 면에서 삼성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는 삼성이 플레이오프 혈투 끝에 한국시리즈에서 SK와 만났고 결과는 시리즈 전적 0-4 패배였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다.
그리고 경기 막판에는 마무리 오승환이 있다. 올 시즌 부상과 재활에서 완벽하게 돌아온 오승환은 54경기에 등판하여 단 한 번도 패전투수가 된 적이 없다. 류 감독이 경기에 대한 계산을 8회까지만 하는 이유다. 최고의 마무리를 보유한 삼성 만이 누릴 수 있는 이점이다.
흔히 야구를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타선은 사이클이 있는 반면 마운드는 타격에 비해 꾸준하다. 한국시리즈에서도 이 원칙이 이어진다면 삼성이 정상을 차지할 것이다.
[(왼쪽부터) 삼성 정인욱, 차우찬, 오승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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