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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개그맨들은 왜 타 방송사에 자유롭게 출연을 못하죠?"
케이블채널 tvN '코미디빅리그(이하 코빅)'의 MC이자 배우 이영아가 지난 10월 녹화 도중 한 말이다. 연기자들은 공채 출신과 관계없이 타 방송사 작품에도 자유롭게 출연할 수 있는데 어째서 개그맨들에게는 힘든 일인지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또 다른 MC 이수근은 "개그맨들 많이 힘들어요. 그러니까 많이 웃어주세요"라고 방청객들을 향해 말했다.
케이블에서 시도된 첫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인 '코빅'의 출발도 이들의 의문, 고민과 맞물려있다. MBC, KBS, SBS 등 지상파 공채 출신 개그맨들을 한데 모아 경쟁하게끔 만들었다. 최초의 시도였다. 일부는 친정인 지상파 방송국을 떠나오면서 아쉬운 소리도 들어야했다. 쉬운 선택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동시에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는 오기도 발동했을 것이다.
"배우들처럼 자유롭게 타 방송사에 출연하고 싶지 않냐고요? 그게 꿈이죠. 우리들의 꿈이에요. 사실 버라이어티에 출연하시는 선배들은 그렇게 하실 수 있잖아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디가서 잘 돼야지' 이런 바람보다는 코미디 프로그램도 '1박2일'이나 '무한도전'처럼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커요. '저기 출연하면 대박나겠다'하는 상징적인 코미디 프로그램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코빅'에 출연 중인 꽃등심 팀의 전환규 이국주가 한 말이다. 개그계 전체가 활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크고, 그게 곧 개그맨 자신을 위한 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개그맨들은 경제적으로 힘들다'라는 인식도 바뀌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남들을 웃기는 사람의 생활이 정작 불행하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개그하면 돈 많이 번다"라는 인식이 생겨야 더 좋은 개그맨들이 나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연한 말인데 어째서 여전히 어려운 일일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빅' 방송 이후, SBS와 MBC에서 방영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도 활력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새 바람 속에 개그계의 새로운 풍토도 생겨나길 바라는 것이 개그맨 자신들의 마음이다.
'코빅'은 19일 오후 9시 시즌1이 10라운드로 마무리 된다. 1억원의 상금 주인공이 밝혀지는 가운데, 최후의 승리자와 경쟁한 모든 개그맨들은 상금 획득보다는 개그계 전체가 전보다 유연해지고 활발해지기를 더욱 소망하고 있다.
[사진=tvN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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