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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수원 김용우 기자] "보통 세터는 외국인 선수에게 볼을 올릴 때 '해줄 수 있을 것이다'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 그런데 '과연 될까?'라는 생각을 갖고 올린다면 그 외국인 선수는 교체돼야 한다"
올 시즌 경기를 지켜보면 한 배구인의 이야기. 우리나라 세터들이 외국인 선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세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대부분 전자이지만 보기 드물게 후자인 경우가 있다. 주인공은 현대건설 셰리사 리빙스톤(레프트)이다.
지난 2010년 3월 12일 GS칼텍스와의 원정경기 이후 1년 9개월 만에 2연패를 당한 현대건설 힐스테이트가 외국인 선수 셰리사 리빙스톤(레프트)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바꿔야 한다"는 주위의 압박 속에서도 과감하게 교체 선택을 못하고 있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할 때는 지금보다 더 나은 선수가 와야 한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구단마다 필요한 선수의 기준이 다르다. 올 시즌은 국제대회가 많다보니 제대로 된 선수가 없다.
월드컵 차출 이후 3경기 동안 20점 이상을 해주던 리빙스톤은 최근 2경기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리빙스톤의 부진은 곧 팀의 연패로 이어졌다. 현대건설이 2연패를 당한 것은 황현주 감독 취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 해 3월 8일 인삼공사와의 원정경기와 12일 GS칼텍스 경기가 유일했다.
리빙스톤의 부진은 도로공사의 전략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다. 도로공사 어창선 감독은 19일 현대건설을 상대로 승리한 후 "양효진의 공격 루트를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공격 패턴이 단조롭다보니 양효진에게 볼을 몰린다는 것을 일찌감치 파악한 것이다.
현대건설의 장점은 세 방향에서 나오는 공격이다. 지난 해 황연주-양효진-케니 모레노(현 이탈리아 아로마)로 이어지는 공격패턴은 여자부 최고였다. 하지만 올 시즌 리빙스톤의 부진과 함께 월드컵 대회 차출로 공격루트가 단조로워졌다.
개막전부터 우려된 일이지만 리빙스톤의 기대 이하 공격력으로 인해 국내 선수들의 부담감이 커졌다. 19일 도로공사전에서도 세터 염혜선은 결정적인 순간에 리빙스톤 대신에 박슬기(레프트)를 선택했다. 결과는 상대 블로커에게 당하거나 범실이었다.
오는 27일 대전 인삼공사전부터 황연주와 윤혜숙이 복귀할 가능성이 높지만 리빙스톤의 활약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황 감독은 19일 경기 후 "세터가 원블로킹 기회를 만들어줘도 득점을 못살린다"며 리빙스톤에 대한 고민을 간접적으로 나타내기도 했다.
일주일 동안 휴식기를 갖는 현대건설의 선택은 2가지다. 대체 외국인 선수가 올 때까지 국내 선수들로 끌고가거나 아니면 리빙스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다. 두 가지 모두 단점을 안고 있다. 이런 가운데 리빙스톤은 계륵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건설은 현재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상우 MBC스포츠 해설은 "파워와 테크닉이 부족하다. 볼에 힘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리빙스톤에 대해 평가했다.
[현대건설 리빙스톤]
김용우 기자 hilju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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