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윤세호 기자] 뉴욕이 26일 보스턴과의 홈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까지 총 8경기에서 보스턴에 전패를 당한 뉴욕은 이번 개막전에서 106-104, 2점차의 짜릿한 재역전승을 거두며 보스턴전 악몽을 탈출했다.
직장폐쇄가 끝나자마자 뉴욕은 수비형 센터 타이슨 챈들러를 영입, 마침내 앤서니·스타더마이어·챈들러의 새로운 동부 ‘빅3’를 형성하여 우승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개막전에서 이들 셋은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특히 앤서니는 37득점 중 17득점을 마지막 4쿼터에 몰아넣으며 뉴욕의 승리를 이끌었다. 직장폐쇄에도 꾸준히 3점슛을 연마한 스타더마이어는 개막전에서 시도한 3점슛 두 개를 모두 성공시켰고 챈들러는 블록슛 6개를 기록하며 수비에서 존재감을 마음껏 발휘했다.
문제는 포인트가드 자리에서 발생했다. 주전 포인트가드 토니 더글라스는 경기 내내 상대 포인트가드 라존 론도에게 압도당했다. 특히 하프코트 오펜스 상황에서 기본적인 엔트리패스 타이밍을 잡는 데에도 애를 먹었고 2, 3쿼터에는 스스로 오픈 찬스도 마무리하지도, 팀 동료를 위한 오픈 찬스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속공 상황 외에는 포인트가드로서의 안정감이 보이지 않았다. 개막전에서 뉴욕이 팀어시스트 17개를 기록한 반면 보스턴은 팀어시스트 28개, 그중 론도가 13개를 올렸다. 그만큼 뉴욕은 공격에 있어 다섯 명이 하나 되어 빈공간을 만드는 조직적인 농구보다는 앤서니나 스타더마이어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농구를 했다.
올 시즌 3년차를 맞이한 더글라스는 본래 리딩 보다는 스스로 해결하는 공격력과 수비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챈들러 영입과정에서 베테랑 포인트가드 빌럽스가 방출되면서 더글라스가 뉴욕의 주전 포인트가드 자리를 맡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제 겨우 첫 경기고 대부분 팀들이 확실한 자기 색깔을 내는 데에는 15경기 이상이 걸린다. 하지만 더글라스가 앤서니·스타더마이어라는 확실한 공격 무기들을 살리는 데에 앞으로도 고전한다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더글라스 대신 다른 누군가를 찾아야 하는데 여의치 않다. 오늘 경기에서 루키 이만 셤퍼트가 1쿼터부터 활발한 움직임과 함께 가능성을 보였지만 3쿼터에 무릎 부상을 당하며 2주 이상 결장이 불가피해졌다. 다음 경기부터 베테랑 가드 마이크 비비가 출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비비는 상대 가드의 발을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순발력이 저하됐다. 오프시즌 막판에 영입한 데론 데이비스도 등부상에서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결국 더글라스가 어느 정도는 해줘야한다. 뉴욕 디앤토니 감독 역시 더글라스의 단점을 알고 앤서니에게 포인트가드 역할을 일정 부분 맡기는 상황이다. 하지만 더글라스가 본연의 임무를 소화한다면 앤서니는 득점에만 집중하면서 팀이 필요할 때면 언제든 자신의 득점력을 폭발시킬 것이다. 비록 더글라스가 전통 포인트가드는 아니더라도 자신의 장점에 포인트가드 특유의 능력을 조금만 더한다면 진일보할 수 있다. 론도 역시 2년차까지 리딩력 부재로 애를 먹었지만 이제는 빈 공간을 창출하고 찾아내는 데에 리그 최고의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뉴욕은 시즌 초 여유 있는 일정을 치른다. 앞으로 상대할 아홉 팀 중 LA 레이커스 한 팀만 지난 시즌 5할 승률 이상을 기록했다. 뉴욕이 시즌 초반 유리한 스케줄을 살려 쾌속질주할지, 아니면 시즌 시작부터 ‘포인트가드 부재’란 암초에 부딪혀 고전할지 지켜볼 부분이다.
[뉴욕 포인트가드 토니 더글라스. 사진 = NBA.COM 캡쳐]
윤세호 기자 drjose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